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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도 2031년 묻힌다…남태평양 '우주선 무덤'의 이름

중앙일보

입력

2018년 10월 4일 도킹 해제된 소유즈호(Soyuz)에서 찍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10월 4일 도킹 해제된 소유즈호(Soyuz)에서 찍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30년 말까지 임무를 다하고 이듬해 1월 남태평양에 떨어져 회수된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일 'ISS 전환 계획 보고서'를 통해 "ISS의 수명을 2030년까지로 연장하고 2031년 1월쯤 남태평양의 외딴 지점, 포인트 니모로 추락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주 비행사들이 2021년 12월 2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고장난 안테나를 교체하기 위해 우주 유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주 비행사들이 2021년 12월 2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고장난 안테나를 교체하기 위해 우주 유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포인트 니모는 임무가 끝난 인공위성 등이 회수되는 남태평양 지역이다. 뉴질랜드·남아메리카·남극 등에서 약 2700㎞ 떨어져 있다.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이 쓴 『해저 2만리』(1869)의 주인공 '니모(Nemo) 선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가디언은 "1998년 발사된 ISS가 33년 만인 2031년에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귀환, '우주선의 수중 묘지'에 묻히게 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곳엔 생명체가 거의 살지 않아 우주 쓰레기가 추락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1971년부터 미국·러시아 등 우주 강국들이 263개 이상의 우주 잔해를 이곳에 가라앉힌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이곳을 "어떤 인류 문명으로부터도 가장 멀리 있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또 "ISS 추락시 안전한 대기권 진입을 보장하는 기동 장치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에 발사된 ISS는 미국·러시아·유럽·캐나다·일본 등의 공동 프로젝트로 건설됐다. 최대 너비 109m로 우주 인공구조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미식축구장만한 비행체가 상공 227해리(약 420㎞)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19개국 200명 이상의 우주 비행사들이 ISS에 탑승해 3000개 이상의 우주 연구를 진행했다.

다만, 노후화된 ISS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초 계획된 ISS의 수명은 2024년까지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BBC방송은 러시아 ISS 개발사의 수석 엔지니어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말을 인용해 "ISS 기내 장비와 하드웨어 시스템 가운데 최소 80%가 만료 기한을 넘겼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 확산할 것이고 감당할 수 없는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주 비행사들이 2021년 12월 2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고장난 안테나를 교체하기 위해 우주 유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주 비행사들이 2021년 12월 2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고장난 안테나를 교체하기 위해 우주 유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사는 "2031년 이후엔 민간 상업용 우주 플랫폼이 ISS를 대체해 미래 우주과학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 맥칼리스터 나사 상업공간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민간 부분은 나사의 지원을 받아 지구 저궤도에 상업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재정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민간 부문이 안전하고 비용 효율적인 우주정거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우리의 교훈과 운영 경험이 공유돼 도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ISS에서 배제돼 온 중국은 지난해 독자 제작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쏘아 올렸다. 애초 ISS 폐기 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유일한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될 전망이었으나 ISS가 수명을 연장하면서 그 같은 기대는 무산됐다.

러시아도 2025년 ISS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2030년에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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