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감독의 10번째 장편 ‘프렌치 디스패치’는 한 편의 영화이자 한 권의 잡지다. 마지막 호를 발행하게 된 ‘프렌치 디스패치’엔 네 개의 특집이 실리는데,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는 바로 그 네 기사가 엮인 일종의 옴니버스다. 흥미로운 건 이야기 구성뿐만 아니라 비주얼도 잡지답다는 점이다. 먼저 이 영화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1.37:1, 일반적인 1.85:1, 그리고 와이드스크린인 2.39:1 등 세 개의 화면비를 사용하면서 때론 화면을 분할하고 흑백과 색채가 교차한다. 이것은 마치 잡지 디자인을 보는 듯한 시각적 즐거움을 주며,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을 삽입하고 연극적인 설정을 보여주는 등 ‘프렌치 디스패치’는 다양한 장치를 사용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타블로’(tableau)다. 어떤 장면이나 광경을 여러 명의 배우가 정지된 행동을 통해 재현해 보여주는 타블로는 ‘프렌치 디스패치’의 독특한 결을 만드는, 마치 잡지의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요소다. 카메라 조작이 아닌 배우들의 멈춤 연기를 통해 만들어진 장면들은 그들의 무표정과 결합해 이 영화의 인상적 풍경이 된다. 난투극 장면마저 배우들은 모두 정지된 상태에서 카메라가 움직이며 액션을 만들어내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캡처하면 모든 장면이 굿즈용 엽서가 되는 웨스 앤더슨의 비주얼 월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