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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4만 명씩 취업 줄었다”…韓 제조업 순위, 인도에 밀려 6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제조업 인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비해 해외법인을 통한 인력 고용은 급증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인도에 역전당하며 6위로 밀려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3일 최근 5년(2015~2019년)간 제조업 분야의 국내 고용과 해외법인의 현지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용은 5년 전 대비 약 18만 명이 줄었다. 이는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2020년 국내 직원 수를 합한 규모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해외 인력 채용은 42만6000명(29.4%)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도크 모습. [뉴시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도크 모습. [뉴시스]

미·일·독 국내 취업 느는데 한·중만 뒷걸음 

전경련이 중국·미국·일본·독일·한국·인도 등 세계 6대 제조국의 최근 5년간 제조업의 고용·생산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일본·독일·미국 3개국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증가한 데 비해 한국과 중국은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일본·독일·미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기반 강화,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주요국 제조업 취업자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주요국 제조업 취업자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전경련 측은 “국내의 경우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조선 업종의 구조조정과 자동차 업종 구조조정이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 조선 업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취업자 수는 2016년 동기 대비 7만4000명, 자동차 업종은 1만4000만 명이 줄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력 고용은 급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2019년까지 5년간 해외법인을 통해 고용한 인력 규모는 42만6000명(29.4%)에 달했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준 중국의 경우도 해외 법인(제조업 포함 전 업종)의 현지 고용 인력이 104만1000명(85%)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1만 명(0.2%), 21만6000명(4.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한국 글로벌 제조업 비중, 인도에 역전  

글로벌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도 쪼그라들었다. 중국·인도의 경우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9년 기준 5년 동안 2.1%포인트, 0.4%포인트 증가한 데 비해 미국(0.6%포인트)·독일(0.3)·한국(0.2)은 하락했다. 그 결과 글로벌 제조업 순위 5위였던 한국은 인도에 역전당하며 6위로 밀려났다.

주요국 제조업 해외법인 현지고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주요국 제조업 해외법인 현지고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2018년 3.3%까지 올랐던 세계 제조업 생산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2019년 기준)까지 떨어진 이유로는 미·중 패권 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위축, 공장 해외 이전, 자동차·조선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국내 제조업의 투자 여건이 악화하면서 국내 투자 대비 해외 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제조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고용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부는 핵심기술 개발과 제조업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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