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소경제 시대…냄새 나는 ‘암모니아’ 이젠 귀한 몸 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수소 생산 장치를 확인하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 생산 장치를 확인하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수소경제 시대를 앞두고 암모니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탄소 배출 없이 연소 가능한 암모니아를 활용해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각 업체는 해외 암모니아 생산업체와 손잡고 유통망 확보에 나서는 한편 수소 생산을 위한 원천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자연환경 상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암모니아는 질소(N)와 수소(H)의 화합물이기 때문에 연소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청정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액화수소와 비교해 같은 부피당 수소 저장 용량이 1.7배 크고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한다. 기존의 암모니아 운송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국내 연간 수소 수요를 2030년 390만t, 2050년 2700만t으로 전망한다. 이중 청정 수소 비중은 2030년 50%, 2050년 100%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수소 생산 여건을 고려할 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외 청정 수소 도입이 불가피하다. 정유·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를 통해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지분 63.4%,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7%(2대 주주)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는 지난 2018년 8억92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하루 생산량 3300t 규모의 암모니아 공장을 지었다.

롯데정밀화학도 지난 19일 아람코와 손잡고 저탄소 암모니아 공급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최대의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갖추고 국내 유통량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 단일 회사 구매 규모로는 세계 3위 수준이다. 올리비에르토렐 아람코 화학부문 부사장은 “아람코의 암모니아 생산능력과 천연가스 자원을 활용해 저탄소 수소를 생산하고 한국의 탈탄소 목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엔 GS에너지가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블루 암모니아 사업 지분 10%를 확보하며 공동사업자에 선정됐다. ADNOC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GS에너지와 일본 미쓰이가 각각 10%씩 갖는 구조다. 블루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저장한 청정 암모니아다.

㈜한화·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와 원익머트리얼즈·원익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업무 협약(MOU)을 했다. 이들은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추후 수소 생산·공급 시설도 공동으로 구축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