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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비중 9억 초과 44%…3억~6억은 20% 역대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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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도권에서 중저가 아파트보다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집값이 상향 평준화되면서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가 묶였지만, 현금 부자들의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으로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에서 매매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한 아파트 거래는 2017년 56건에서 지난해 1465건으로 늘었다. 5년 만에 26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 현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실제로 실거래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한 아파트 단지도 늘어났다. 2017년엔 경기도에서 13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01곳으로 집계돼 15배가량 늘었다. 군포시, 남양주시, 부천시, 의왕시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거래가격이 15억원을 넘긴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에 위치한 ‘래미안 하이어스’ 전용면적 178㎡는 지난해 8월 15억7000만원(16층)에 거래돼 군포시에서 처음으로 15억원을 넘긴 거래 사례로 기록했다. 2017년 8월 8억3800만원(20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87%가량 올랐다.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 두산위브’ 전용 188㎡도 지난해 8월 18억 5000만원(21층)에 거래돼 남양주시에서도 15억을 넘겼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가 사라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3억~6억원대 아파트 거래 비중은 19.9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이 가격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절반(49.95%)에 달했다. 반면 서울에서 9억원 초과하는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17년 15.11%에서 지난해 43.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실거래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고가주택’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중저가와 고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서울 강남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94.5㎡는 지난해 12월 54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인 50억원(9월)보다 4억원 올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는 2019년부터 대출이 이미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금리 인상이 이어지더라도 중저가와 고가아파트의 가격 양극화는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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