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흑인 전투비행단 일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찰스 맥기 명예준장이 별세했다. 102세.
19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고인의 아들 론 맥기는 지난 16일 미국 메릴랜드주 자택에서 맥기 명예준장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맥기 명예준장은 2차대전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까지 세 차례 전장을 누볐다.
1942년 10월 앨라배마주의 터스키기 훈련소에 입소한 그는 이듬해 6월 훈련소 과정을 수료한 뒤, 44년 최초의 흑인 전투 비행단인 이른바 '터스키기 에어맨'(미국 육군 항공대 332전투비행대)의 일원으로 조종간을 잡았다.
터스키기 훈련소는 미 의회가 41년 육군항공대에 흑인으로만 구성된 전투부대 창설을 명령하면서 생긴 시설이다. 흑백 분리정책에 따라 흑인 조종사와 정비병을 따로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곳을 거쳐 간 '터스키기 에어맨'의 용기와 집념은 최근 도서·영화·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에서 조명받고 있다.
고인은 한국전쟁에서 저공폭격 임무를 맡아 싸웠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전투기를 몰고 출격하면서 총 3개의 전장에서 409회 공중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30여년 간의 군 생활을 마친 뒤 73년 공군 대령으로 퇴역했고, 이후 대학에서 학위를 따고 기업체 중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그의 무공을 기려 그가 100세가 되던 2020년 2월 그를 장성급인 명예 준장으로 진급시켰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우리가 싸워 얻고자 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기회의 평등이었다"며 "터스키기 에어맨들이 미국에 변화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내왔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인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미국의 영웅을 잃었다. 그의 희생과 유산, 성품에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는 글을 올려 맥기 명예준장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