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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 자연산 돌미역부터 피문어까지···청정해역에서 자란 '건강 먹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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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남도명품관

양식 미역은 바다에 띄운 줄에 달려서 24시간 물속에 있기 때문에 빨리 자라 잎이 크고 넓다. 자연산은 양식 미역과 자라는 환경부터 다르다.

자연산 돌미역은 갯바위·절벽에 붙어 자생하며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 말랐다가 밀물 때 잠기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성장이 더디다.  대신 미역국을 오래 반복해 데워 먹어도 쉽게 풀어지지 않는다.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 ‘사골 미역’, 임산부가 많이 먹어서 ‘산모 미역’이라고도 불린다.

물살이 세기로 이름난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부근 서거차도·맹골도·독거도 등 먼바다 섬에서 나는 돌미역 품질이 특히 좋다. 이것이 명품 ‘진도곽’이다. 지난해 8월에 서거차도 주민이 채취해 말린 자연산 돌미역을 남도명품관이 판매한다.

특품 1장 가격이 8만원. 생(生) 미역 30~40개체를 붙여 말렸다. 길이 약 90㎝, 폭 25~27㎝, 무게 320g 이상이다. 서거차도보다 더 먼바다에 있는 맹골도 돌미역은 1장당 10만~14만원이다. 서거차도 것보다 더 크고 맛도 좋다. 미역 가닥을 가지런히 붙이지 않고 그냥 헤쳐 말린 것을 100g씩 봉지에 담은 실속 상품도 있다.

자연산 돌미역은 물에 2시간 담가 불린 뒤 주물럭거려 짠맛을 뺀 다음 1시간 이상 끓여야 한다. 끼니때마다 데우면 나중에 먹을 때가 더 맛있다.

서거차도 자연산 듬부기=옛날에는 흔했지만 해양 오염에 따라 사라지고 지금은 청정해역 가운데서도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한다. 건어물 상인조차 잘 모를 만큼 희귀해져 구하기 힘든 모자반과 해조류이다. 소고깃국을 끓일 때 미역 대신 넣기도 한다. 듬부기소고기국은 진도의 별미로 꼽힌다. 삶아 들깻가루와 함께 무쳐 나물로도 먹는다. 당뇨·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긴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청정해역에서만 자생하는 듬부기 [사진 남도명품관]

청정해역에서만 자생하는 듬부기 [사진 남도명품관]

동거차도 자연산 돌다시마=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귀한 해산물이다. 다시마 특유 맛이 양식보다 더 진하면서도 깔끔하다. 국물을 내는 데만 쓰기에 아깝다. 씹으면 단맛이 난다. 양식 다시마 중에서 뿌리 쪽의 두꺼운 부분만을 자른 최상급 다시마도 판매한다.

서거차도 자연산 돌미역 [사진 남도명품관]

서거차도 자연산 돌미역 [사진 남도명품관]

남해안 피문어=전남 고흥·여수·완도 앞바다에서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란 돌문어를 햇볕에 말렸다. 약문어라고도 부른다. 단백질이 풍부하며 나이아신·타우린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노인 건강과 허약 체질 강화 때는 당귀, 여성 산후조리 때는 잔대(딱지)를 넣고 달인다. 보통 대추를 넣고 다려 그 물을 마신다. 이 물에 찹쌀을 넣어 죽을 쑤기도 한다. 조그맣게 잘라 먹으며 당뇨로 인한 허기와 심심한 입을 달래기도 한다. 피문어는 탤런트 최불암이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돼 주목받았다.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란 피문어 [사진 남도명품관]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란 피문어 [사진 남도명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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