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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 집 밖 나오면 체포" 하루확진 2만명 필리핀 초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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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병상 및 의료 자원 확충에 나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미접종자 체포'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를로 노그랄레스 필리핀대통령 부대변인은 정부가 수도 마닐라 주변의 병원들을 대상으로 의료 자원 및 입원 수용 능력을 늘리라고 지시했고, 보건당국에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도록 지침을 내렸다.

지난달 21일 필리핀의 일일 확진자 수는 168명을 기록했지만, 돌연 급격히 늘어 지난 5일 1만명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확산세가 계속 커지면서 이틀 전 신규 확진자가 2만6458명을 기록한 데 이어, 전날 2만8707명까지 늘어나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6일 기준으로 해외 유입과 지역 감염을 합쳐서 총 43건의 오미크론 감염사례를 확인했다. 하지만 실제 감염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수도권 일대에서 백신 접종 미완료자들의 상점·식당·호텔 등 공공장소 방문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격한 언사를 자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일 TV 담화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이 집에서 나와 동네를 돌아다니면 제지할 것이며 이를 거부할 경우 경찰은 체포할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다만 식료품이나 물·의약품을 구매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필리핀 전체 인구(1억1000만명) 중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맞은 접종완료자는 45%가량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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