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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펴고 쪽파 넣고 초장 찍어~" 작사작곡 포항 '과메기연가'

중앙일보

입력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마을에서 꽁치 과메기가 덕장에 널려 있다. 김정석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마을에서 꽁치 과메기가 덕장에 널려 있다. 김정석 기자

“맛있게 익어가는 과메기가 왔구나. 왔어/여보게! 친구야 모든 시름 내려놓고/배추(펴고) 김(펴고) 고추(넣고) 마늘(넣고)/쪽파(넣고) 미역에 초장 찍어/소주면 어떻고 막걸리면 어떠랴.”

지난달 30일 공개된 노래 ‘과메기연가’의 한 소절이다. 이 노래는 찬바람이 부는 한겨울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잔 술에 먹던 과메기를 표현한 곡이다. 포항 지역 출신 서민의 애환과 삶을 떠올리게 하는 구수한 가사가 특징이다.

꽁치나 청어를 3~10일 동안 찬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뜻하는 과메기는 경북 포항 지역의 대표 특산물이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포항 바닷가 마을에서는 과메기 건조 작업이 시작된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과메기는 포항 출신이라면 세대를 막론하고 저마다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음식이다. ‘과메기연가’ 가사에 “엄동설한 추녀 끝에 과메기를 매다시던 아버지가 너무 그리워 술이 추억을 마신다” “겨우살이 준비하며 손과 발이 아프시던 어머니가 너무 보고파 술이 눈물을 마신다” 같은 내용이 들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노래를 지은 이들도 과메기에 대한 추억을 지니고 있는 포항시민들이다. 포스코 스테인리스 제강부에 근무하는 최성씨가 노래를 부르고, 현직 포항시 공무원인 원종배 남구 건설교통과장이 작사를, 시민 조찬희씨가 작곡을 맡았다.

'과메기연가'를 작사·작곡한 포항시민들. 왼쪽부터 조찬희씨, 이강덕 포항시장, 원종배 남구 건설교통과장, 최성씨. 사진 포항시

'과메기연가'를 작사·작곡한 포항시민들. 왼쪽부터 조찬희씨, 이강덕 포항시장, 원종배 남구 건설교통과장, 최성씨. 사진 포항시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과메기는 겨울철이면 전국에서 찾는 별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년에는 과메기 매출액이 약 560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과메기 축제 등이 취소되고 포항을 찾는 인구가 줄어 과메기 판매액이 대폭 줄었다. 2020년 과메기 생산량은 2096t, 매출액 394억원에 그쳤다.

꽁치 어획량 감소도 판매 부진에 한몫했다. 2016년 3679t에 이르던 과메기 생산량은 2017년 3213t, 2018년 2542t, 2019년 2095t으로 줄었다. 중국·일본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진 탓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은 과메기 시장에 여전히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가 시행돼 업계가 반짝 기대감을 갖기도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거리두기가 상향돼 과메기 상인들은 다시 울상을 짓고 있다.

과메기연가 작사를 한 원종배 과장은 “지역민들이 과메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만든 만큼 포항시 대표 특산물인 과메기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과메기. 중앙포토

과메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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