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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보다 2.5배 빨리 퍼진 오미크론, 내달 우세종 되면 사망자 줄까

중앙일보

입력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3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한 2일 서울시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한편 신규 확진자는 일요일(발표일) 기준 5주 만에 3000명대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였다. 2022.1.2/뉴스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3일 연속 1000명대를 유지한 2일 서울시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한편 신규 확진자는 일요일(발표일) 기준 5주 만에 3000명대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였다. 2022.1.2/뉴스1

국내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2.5배 빠르게 번지고 있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중에는 오미크론이 델타를 누르고 우세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은 빠르지만 독성은 약하다고 알려져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하면 중환자,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93명이 추가로 확인돼 누적 감염자 수가 1207명이 됐다. 누적 오미크론 감염자는 전날(1일) 10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는 첫 확인(지난해 4월 22일)이후 78일만인 7월 9일(1087명) 누적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섰는데,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2.5배 가량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런 속도로 확산한다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께 오미크론이 우세종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정체에 대해선 좀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전파력이 강한 만큼 독성은 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중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일본 도쿄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쥐와 햄스터를 이용한 코로나19 연구를 진행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는 코나 목 등 상기도에서는 다른 변이보다 빠르게 증식하지만 폐에는 손상을 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쥐와 햄스터를 각각 오미크론 변이와 다른 변이에 감염시켜 비교했다. 다른 변이들은 폐 손상으로 심각한 호흡 곤란을 일으켰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코나 목, 기관지 등 상기도에 제한적으로 감염을 일으키고 폐에는 손상을 덜 일으켰다. 다른 변이에 비해 사망률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1일 새해를 맞아 “팬데믹을 3년째 겪는 대신 우리는 가족, 이웃과 모여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축하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전망을 내놨다.

 2일 서울 한 학원가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가 그동안 논란을 빚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을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로 1개월 미뤘다. 3월부터는 만 12~18세 청소년도 학원 등 청소년 밀집시설을 이용할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이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연합뉴스

2일 서울 한 학원가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가 그동안 논란을 빚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을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로 1개월 미뤘다. 3월부터는 만 12~18세 청소년도 학원 등 청소년 밀집시설을 이용할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이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연합뉴스

이미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영국의 경우 최근 1주일간(지난해 12월20~26일) 100만명당 확진자가 8853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100만명당 9.5명에 그쳤다. 확진자는 늘지만 사망자 수는 한달전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100만명당 확진자는 826명, 사망자는 10.2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가 10분의 1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조만간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방역체계를 바꾸겠단 계획이다. 오미크론 전파 상황에서의 병상 가동률, 변이 등 유행 상황, 3차접종 등 예방 접종률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새로운 거리두기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시설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도 단계적으로 적용 시설을 줄이기로 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달라진 일상회복이 내년 중에는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미크론의 위중도가 낮다는 것이 확인되면, 멈췄던 일상회복을 서서히 다시 가동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독성이 약하다해도 확진자 수가 늘면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오미크론이 더 퍼지기 전에 확진자 치료 계획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유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보면 확진자가 확 늘었다가 떨어지고 있다. 백신, 항체치료제, 경구체료제 등 무기가 많이 생긴 상황이라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중증화율이 떨어지고 사망자 발생률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다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들이 감염되면 면역 약한 이들이 대거 중증으로 갈 우려가 있다”라며 “향후 치료 계획을 정밀하게 짜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델타에 감염된 사람에겐 렉키로나주 등 항체치료제를 주사하고, 오미크론 감염자에겐 재택치료를 하는 경우 경구치료제를 처방하는 식이다. 경구치료제는 간이나 신장질환자에 쓸 수 없으니 이들에겐 대신 렘데시비르를 쓰면 된다. 변이 종류에 따라 치료약과 치료방법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를 들어 치사율이 1%라면 확진자 1000명 발생 시 10명이 사망한다. 치사율이 절반으로 떨어져 0.5%라고 했을 때 확진자가 만명 발생한다면 사망자는 50명으로 5배가 된다”라며 “결국 사망자 수가 줄 거냐, 늘 거냐는 신규 확진자 수를 얼마나 제어하느냐에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금 감소세를 보이는 건 거리두기와 2차접종의 영향”이라며 “오미크론이 1월 우세종이 되다면 향후 두달 간 상당히 환자 늘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스터샷(추가접종) 속도를 내고,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을 재택치료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우선입원치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신 전략과 치료제 활용법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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