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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50억클럽’ 관련 하나금융 회장 30일 소환…박영수도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월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뉴스1

9월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뉴스1

검찰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수사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일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곽상도(62) 전 무소속 의원의 알선수재 의혹과 관련해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30일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또 다른 클럽 멤버로 지목 받는 박영수(69) 전 특별검사에 대해 추가 소환을 추진중이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화천대유 측에서 50억원을 받았거나 약속 받은 것으로 지목된 6명으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곽상도, 김만배 청탁받고 김정태에 컨소시엄 남도록 했나

2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30일 김정태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의 2015년 하나은행컨소시엄 무산을 막는 데 힘을 써 준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알선수재)와 관련해서다.

검찰이 지난달 29일 곽 전 의원에 대해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주요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56·구속기소)씨로부터 “하나금융지주 임직원 등을 상대로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알선해달라”라는 청탁과 함께 “그 대가로 향후 사업 이익금 등을 분배해주겠다”라는 약속을 받은 뒤 청탁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곽 전 의원의 아들이 2015년 6월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퇴직금·상여금 50억원 가운데 세금 등을 공제한 뒤 25억여원을 받았는데, 이는 사실상 화천대유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건넨 대가라고 검찰은 의심한다.

구속 영장 청구 당시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하나금융지주 임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라는 식으로만 적시했을 뿐 김정태 회장을 특정하지는 못 했다.

김정태 회장 소환에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경쟁사였던 KDB산업은행 컨소시엄의 한 대형건설사 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해당 임원이 김정태 회장에게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무산시키고 우리와 함께 하자”라고 제안하자 화천대유 김씨의 청탁을 받은 곽 전 의원이 김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건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12월 20일 곽상도 전 의원. 뉴스1

12월 20일 곽상도 전 의원. 뉴스1

법조계 “김정태 부르고 구속영장 청구했어야…거꾸로 수사”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먼저 김 회장 등을 부른 뒤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든지 해야 했는데 순서가 거꾸로 됐고 그래서 영장이 기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조사한 후 곽 전 의원을 한 번 더 부르거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현재까지 검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다른 50억 클럽 회원으로 지목받는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해 추가 소환 조사를 추진중이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또 그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6년간 일하고 최근 퇴직했는데, 박 전 특검이 딸을 통해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월 26일 50억 클럽 의혹으로 홍선근(62)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과 박영수 전 특검을, 27일 곽상도 전 의원과 권순일(62)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새해를 앞두고 사건을 덮고 있는지 뒤늦게 수사에 박차를 가해 성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장동 사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직 의원(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돼 수사 동력이 상실된 거 아니냐는 염려도 있지만, 저는 수사팀이 최선을 다해줄 걸로 기대한다”라며 “종료 시점은 예상할 수 없고 검찰총장이 판단하실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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