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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착공 지연...또 해 넘기는 '세계 최장' 대전 트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터리+가선→재검토(가선)→배터리+가선"

세계 최장 대전 도시철도2호선 트램 전력 공급 방식이 내년쯤 결정될 전망이다. 대전시는 당초 올해 안에 결정하기로 했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대전 트램 예상 사진. 연합뉴스

대전 트램 예상 사진. 연합뉴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전체 37.8㎞에 달하는 도시철도 2호선 전체 구간을 배터리로만 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트램 급전 방식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 전체 구간을 완전 배터리로만 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현재 일부 가선 겸한 배터리 방식을 집중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이와 관련, ‘노면에서 전력 공급선을 깔아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면급전(APS)’ 방식 등 모든 방식을 검토한 결과 전 구간을 배터리로 달리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력 공급선 설치 구간은 원도심? 

이에 따라 대전시는 전체 구간 가운데 3분의 2는 배터리로 운행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전선을 통한 에너지 공급 방식으로 사실상 결정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내년 1~2월쯤 전문가 기술 자문과정을 거쳐 전력 공급 방식을 발표하겠다”며 “전력 공급선을 설치하는 구간은 1~2년 뒤에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전력 공급선 설치 구간은 언덕이 있는 원도심 지역이 검토되고 있다. 지상에 전봇대처럼 시설물을 설치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충북 오송에서 시범 운행중인 트램. 중앙포토

충북 오송에서 시범 운행중인 트램. 중앙포토

허 시장은 최근 유럽 순방 도중 급전 방식을 지난 11월까지 결정한다고 했다. 허 시장은 지난 10월 25일 프랑스 파리, 26일 프랑스 니스, 27일 프랑스 보르도,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트램을 운영 중인 기관과 현장을 방문했다.

대전시는 지난 1월 전체 구간 가운데 3분의 1 구간에는 전력 공급선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가선 설치 구간은 올 상반기까지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대전시는 “전체 70% 구간에서 무가선 방식으로 트램을 운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며 “전체 구간에 전력 공급선을 설치해서 운행하는 게 안정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 한계 등을 이유로 다시 원래 방침으로 돌아섰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18년째 첫삽 못떠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 연합뉴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 연합뉴스

대전시는 서대전역∼정부청사∼유성온천역∼진잠∼서대전역 구간에 트램을 설치한다. 정거장 35곳과 차량기지 1곳을 건설한다. 총 사업비는 7492억원이다. 개통 예정 시점은 2027년 말이다. 트램은 평균 속도가 25㎞로 시내버스보다 느리다. 트램(정원 240명)은 총 길이가 32m로 버스 5개 정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대전시는 2023년 상반기께 트램 차량 제작 주문을 할 계획이다.

대전 트램 홍보 영상 화면.연합뉴스

대전 트램 홍보 영상 화면.연합뉴스

대전도시철도2호선 사업은 2014년 4월 당시 염홍철 시장이 고가 방식의 자기부상열차(일부 구간 지하화)로 결정했다. 2003년 2월부터 건설 방식 등을 놓고 논란을 빚은 끝에 11년 만에 확정했다.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4년 6월 당선된 권선택 대전시장이 갑자기 트램 방식으로 바꿨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19년 1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트램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18년째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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