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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주목하는 물가지표, 39년만 최대상승…금리인상 당겨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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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장식을 한 상점에서 한 소비자가 카트를 끌고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장식을 한 상점에서 한 소비자가 카트를 끌고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198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지난 10월(5.0%)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4.7%)도 1983년 9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요하게 챙기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문제는 지난달 PCE 지수가 Fed가 생각하는 물가 상승 목표치인 2%를 크게 초과했다는 점이다.

[그래픽]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증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미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증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미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뉴욕타임스(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반도체 부족 같은 공급망 차질로 자동차 등의 상품 가격이 주로 급등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주택 임차료와 같은 주거비용이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대란과 원자잿값 상승이 일으킨 자동차와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완화됐음에도 주거비가 뒤따라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위험이 생겼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미크론이 미국 내 일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가 여럿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식당 예약 업체 ‘오픈테이블’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의 식당 이용자 수는 2019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노무라증권, 골드만삭스 등도 오미크론 영향 등을 들어 내년 1분기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WSJ은 “오미크론은 아픈 노동자들을 일정 기간 집에 머물게 한다”며 “감염세가 확산하면서 공장 생산 능력이 줄고, 이로 인해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심화에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도 줄고 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소비자 지출은 11월 0.6% 증가해 1.4%였던 전월에 못 미쳤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세퍼드슨 애널리스트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계속 올라 내년 3월이면 거의 5.5%가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실질 소득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도 “11월 소비자 지출이 둔화한 건 인플레이션이 소비 회복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기화하는 인플레이션에 Fed가 긴축 전환의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ed가 물가와 함께 중요시하는 고용지표의 회복이 별 차질 없이 이뤄지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키운다. 미 노동부가 23일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연속 20만5000건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22만 건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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