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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청년들, 신지예에 날 세웠다…“위선자, 자살골 영입”

중앙일보

입력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지난해 4월 13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 앞에서 선거벽보 훼손 관련 여성혐오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지난해 4월 13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역 앞에서 선거벽보 훼손 관련 여성혐오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에 대해 당 내부의 청년 정치인들이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여명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30)은 지난 21일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신지예 부위원장 영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신지예 씨가 차라리 ‘이제 군소정당 활동하기 싫다’ ‘어떻게든 주류 정당 들어와서 이 주류 정당과 함께 내 뜻을 펼치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을 하셨으면 이렇게나 위선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계속 페미니즘 하겠다고 하니까 이건 ‘자살골’ 같은 영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여 본부장은 “어제 각 여자대학교 익명 게시판, 이른바 ‘에타(에브리타임)’를 쭉 살펴봤다.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며 “2030 여성들이 아주 똑똑하다. 신지예 씨가 페미니즘 운동을 하면서 자신이 비판해왔던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국민의 힘에 들어온 것이다. 그런 선택에 20대 여성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단 여성권에 대한 것이 아닌 소수적 가치에 대한 모든 것들을 위해 투쟁하는 정당이 페미니즘 정당이다. 이런 소수 정당이 연합해서 활동하면서 독일식 다당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평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입장을 가져온 신 부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온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왼쪽부터 여명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 이준석 대표, 임승호 대변인. [여명 페이스북, 국회사진기자단, 임승호 페이스북]

왼쪽부터 여명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 이준석 대표, 임승호 대변인. [여명 페이스북, 국회사진기자단, 임승호 페이스북]

최근 국민의힘의 여러 청년 정치인들은 신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준석 대표(36)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늘 (젠더 이슈를) 복요리에 비유한다”며 “복요리는 진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지 맛있는 식재료이지 아무나 그냥 뿍뿍 지르면 그건 독이다.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특정 인물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영입을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신지예 전 부위원장을 영입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27)도 가세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 위원장이 저희 당과 함께하겠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 궁금했다”면서 “여성의 눈물을 짓밟고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이준석 대표와 함께하겠다고 한 달 만에 생각이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분이 어떤 참신한 인물을 선대위에 모셔야 청년들의 표심이 움직일까 묻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부위원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 후보 모두 한숨만 나오니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대선 전환 추진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셨다”라며 “아직도 해당 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위원회의 제안자로 신지예 위원장의 프로필이 게시돼 있다. 페미니즘에 대한 신 위원장의 생각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10일 전만 해도 제3지대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언론 인터뷰를 했던 신 위원장의 생각이 왜 10일 만에 바뀌었는지에 대해 국민이 공감할 만한 설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총선 등을 돌이켜보면 인재 영입을 통해 표를 크게 잃은 사례는 숱하지만 인재 영입으로 유권자들이 감동해 선거에 승리했다는 기억은 없다”면서 “결국 청년들은 후보와 당의 메시지, 워딩 하나하나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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