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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현대ENG·쓱닷컴…내년 IPO 30조 시장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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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호랑이의 해’인 내년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포효한다. 단군 이래 최대 공모주로 평가받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SG닷컴(쓱닷컴) 등이 줄줄이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10조원 이상인 ‘초대어’만 5곳에 달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장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할 자금(공모액)은 25조~30조원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인 올해(20조원 안팎)를 뛰어넘는 규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에 버금가는 신규 상장 풍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상장 예정인 주요 기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내년 상장 예정인 주요 기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증시 입성을 앞둔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특히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전기차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공모액은 공모 희망 가격(25만7000~30만원)을 고려할 때 10조9225억~12조7500억원 정도다. 역대 최대 공모 금액인 2010년 삼성생명(4조9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60조1380억~70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코스피 5위권에 드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18~19일 일반청약을 거쳐 같은 달 2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현대가(家) 기업들도 증시 문을 두드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2월 코스피 상장이 목표다. 공모 금액은 최대 1조2000억원이고, 예상 기업가치는 6조~10조원으로 추산된다. 모회사이자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5조원대)보다 몸집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모 과정에서 최대 10조원의 몸값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도 내년 상장 기대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과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도 내년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카카오그룹 콘텐트 플랫폼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에 이어 상장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공모주 투자는 상장 후 주가보다 평균 10~30%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하지만 공모주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나는 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 상장한 116개 종목(스팩 포함) 중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내려간 종목은 28%(32종목)에 달한다. 렌트카 업체인 롯데렌탈 주가는 공모가 대비 36.8% 빠졌고 색조 화장품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도 -42.4%를 기록했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같은 업종이라고 해도 기업 간 성장성이나 재무 안정성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분석이 어렵다면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모주 펀드는 보통 자산의 20~40%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 등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 펀드 145개에 연초 이후 3조5600억원(20일 기준)의 자금이 몰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5.7%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5.3%)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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