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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냉천동 'KB시세' 꺾였다…성남·안양·광명 등도 시세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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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1.12.20   [연합뉴스]

20일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1.12.20 [연합뉴스]

최근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의 KB시세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아파트 단지 중에서 KB시세가 하락 흐름을 보이는 곳이 동시에  나온 건 대략 1년 6개월 만이다. KB시세는 KB국민은행(KB부동산)이 전국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등을 전수 조사해 주간 단위로 발표한다. 금융회사들은  KB시세를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으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전용면적 84.98㎡(114A타입)의 시세(일반평균가)는 16억7750만원으로 지난 10월 16억9000만원과 비교해 1250만원(0.7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191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해당 면적(260가구)의 KB시세가 월간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4~5월(14억4900만→14억2000만원)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016년 11월 7억6500만원이었던 이 단지의 KB시세는 4년여 만에 119.28%가 올랐는데, 이 기간 하향 조정은 4차례 있었다. 이 단지의 59.85㎡(81A㎡)형 아파트도 시세가 떨어졌다. 10월 14억6000만원에서 2000만원(1.37%) 떨어진 14억4000만원에 이달 가격이 매겨졌다.

인근 냉천동에서도 KB시세가 하향 조정된 아파트가 등장했다. 돈의문센트레빌 전용 84.99㎡의 경우 KB시세가 지난달 14억5500만원에서 이달 14억500만원으로 500만원(0.34%) 하락했다. 이 단지의 실제 매도호가도 지난 9월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수도권 1511개 아파트 단지의 9월과 12월 매물 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 단지 전용 84㎡의 9월(22일) 매물 최저가는 15억5000만원이었는데, 이달(17일) 14억원으로 1억5000만원 떨어졌다. 이 기간 매물(8→15건)이 쌓이면서 평균 매도호가도 1642만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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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향으로 서대문구 냉천동(-0.13%)과 북아현동(-0.10%)의 시세도 10월보다 떨어졌다. 이외에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1.25%), 관악구 남현동(-0.67%), 중랑구 면목동(-0.58%), 강서구 가양동(-0.08%) 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의 경우 주상복합인 영등포대성그랑그루 전용 12.10㎡(147가구)의 KB시세가 10월 1억6500만원에서 1억5800만원으로 700만원(4.24%) 하락했다.

서울과 인접한 성남·안양·광명·고양시 등 경기지역에서도 KB시세 하락 사례가 나왔다. 의왕시 내손동은 이 기간 시세가 -0.06% 하락했는데, 위브호수마을1단지(450가구) 전용 84.97㎡는 1000만원(10억4000만→10억3000만원)이 떨어졌다.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1.24%) 호반베르디움 전용 84㎡도 지난달 9억6500만원에서 이달 9억5000만원으로 1500만원 시세가 하향 조정됐다.

이런 시세 하락은 당장 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 아파트 담보대출의 최대한도는 KB시세에 담보인정비율(LTV)을 곱해 계산한다. 예를 들어 투기과열지구에서 KB시세가 5억원인 아파트를 매수할 때 40%의 LTV가 적용돼 2억원을 빌릴 수 있는데, 시세가 1000만원 하락할 때마다 한도가 400만원씩 줄어든다. 수도권에서 KB시세 하향 조정 단지가 단기간에 더 늘어날 경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크다. 최근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시세가 상향 조정된 단지가 하락한 단지보다 아직 더 많다. KB부동산 주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07%로 집계됐다. 주간 상승률이 0.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첫째 주(0.08%) 이후 76주 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승 중이고, 자치구별로 봐도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곳은 없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집값이 단기간 급등한 지역으로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추이가 꺾인 것은 맞지만 이를 대세 하락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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