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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 BMW 산 38세 백수 "매달 원금 2000원씩 갚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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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 상태인 38세 남성이 마이너스 통장과 대출 등으로 시가 약 8000만 원의 고가 외제차량을 구매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유튜브 ‘재뻘TV’에는 지난해부터 무직 상태라는 충청도 거주 38세 남성 A씨가 BMW 신형 X3 30e를 구매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A씨가 보유 중인 차량은 ‘X3 xDrive 30e M Sports Package’로, 차량 가격만 8000만 원 이상이라고 한다. 취‧등록세까지 포함하면 9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차량 구매에 들어간 셈이다.

A씨는 이른바 ‘카 푸어(자동차의 구매 비용 및 유지비용이 자신의 수입이나 자산보다 부담이 커 다른 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을 이르는 말)’다. 지난해까지는 회사원이었다는 A씨는 현재는 무직 상태로, 아르바이트로 신호 위반‧무단 횡단 등을 포착해 관공서에 신고하는 공익 제보단 일을 하면서 월 20~25만 원을 벌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차 유류비로 사용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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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놓은 현금도 많이 없다’는 A씨가 무직인데도 불구하고 고가의 외제차량을 구매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A씨는 ‘잔존가치 보장 할부’로 이 차를 구매했다. 잔존가치 보장 할부란 할부금의 일정 금액을 유예해 부담 없는 수준에서 월 할부금을 설계하는 상품으로, 마지막 회차에 현금 상환, 할부 연장 또는 차량 반납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구매 대금은 마이너스통장과 대출 ‘영끌’을 통해 마련했다. A씨는 “차는 갖고 싶은데, 무직이다 보니 제1금융권에서 할부가 안 나왔다”며 “제2금융권 파이낸스로 48개월로 할부를 받았다. 또 보험대출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무직인데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4~5년 전에 뚫어놓은 게 있다”며 “연장만 하면 금리만 조금씩 올라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 돈은 약간 보탰다”고 말했다.

A씨는 매달 2000원의 원금과 21만 원의 이자를 갚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잔존가치 보장 할부로 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마지막 회차에는 약 38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A씨는 “집은 부모님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아직 미혼이고 여자친구는 없다”며 “품위유지는 거의 생각도 못 하고, 직장 다니면서 모아둔 돈이 1000만 원 정도 남아 있다”고 답했다.

A씨는 “차에 기름도 고급유로 넣어야 하는데 공익 제보단 아르바이트로는 (감당이) 힘들어서, 빨리 직장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할부금 빠져나가면 생각이 달라질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차를 사게 돼서) 완전 좋다. 내가 BMW를 타 보는구나 싶다”라며 “차가 진짜 조용한 것 같다. 처음에 시동이 안 걸린 줄 알았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는 “시간이 가니까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주겠지 싶다”라며 “내년 초에는 직업을 어떻게든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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