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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잘 팔린다”…수입차 늘자 고급 휘발유 시장 ‘활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뉴스1]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뉴스1]


“BMW는 출력 때문에 고급 휘발유를 넣어야 합니다.” 
“옥탄가 높은 주유소 위치를 공유할게요.”

14일 한 수입차 동호회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급 휘발유 관련 정보 글이다. 보통 휘발유보다 비싼 고급 휘발유 시장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가 늘고 국산차도 고급화·대형화 양상을 보이면서 고급 휘발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커지는 고급 휘발유 시장 

현대오일뱅크가 14일 옥탄가 102 이상인 최고급 휘발유 울트라 카젠을 출시했다.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14일 옥탄가 102 이상인 최고급 휘발유 울트라 카젠을 출시했다. [사진 현대오일뱅크]

휘발유는 옥탄가에 따라 보통과 고급으로 나뉜다. 휘발유가 불완전 연소하며 이상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을 ‘노킹’이라고 한다. 노킹은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엔진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는 이상 폭발이 적고 연소가 잘 되기 때문에 고급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통 휘발유는 옥탄가가 91~93, 고급 휘발유는 99~100 수준이다.

고급 휘발유는 보통 휘발유보다 L당 100~200원 비싸지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고급 휘발유의 하루 평균 수요는 지난 2015년 2135배럴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6200배럴로 세 배 수준이 됐다.

수입차 늘며 고급유 수요 증가 

고급휘발유 하루 평균 소비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고급휘발유 하루 평균 소비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고급 휘발유 시장이 커진 이유는 수입차 인기와 맞물려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수입차 등록 대수는 25만22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가까이 늘었다. 한때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매량이 줄었으나 4분기 들어 다시 판매 회복세를 보였다.

고급 수입차의 경우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각 정유사가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한 2000년대 들어 고급 휘발유 판매를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SK에너지는 ‘솔룩스, GS칼텍스는 ‘킥스 프라임’, 현대오일뱅크는 ‘카젠’, 에쓰오일은 ‘에쓰 가솔린 프리미엄’ 등의 고급 휘발유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고급유 출시 경쟁도 치열 

SK에너지는 지난 10월 기존 대비 두배 이상 청정 기능을 강화한 고급 휘발유 솔룩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사진 SK에너지]

SK에너지는 지난 10월 기존 대비 두배 이상 청정 기능을 강화한 고급 휘발유 솔룩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사진 SK에너지]

최근 들어 고급 휘발유 신제품이 출시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14일 국내 최초로 옥탄가 102 이상인 최고급 휘발유 ‘울트라 카젠’을 출시했다. 현재 전국 직영 주유소 15곳에서 주유할 수 있고, 내년 1월까지 취급 주유소를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수입차 증가세에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고급화와 대형화 추세도 이어지고 있어 최고급 휘발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존 고급 휘발유인 카젠과 최고급 휘발유인 울트라 카젠의 판매를 병행해 고급 휘발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통·고급휘발유 판매량과 비중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보통·고급휘발유 판매량과 비중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SK에너지는 지난 10월 청정성을 강화한 고급 휘발유 솔룩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차량용 연료의 청정성을 높여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엔진 내 찌꺼기를 줄인 제품이다. 엔진 수명을 연장하고 엔진 출력과 연비를 개선하는 등 차량 보호와 성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고급 휘발유 시장은 GS칼텍스가 4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23%, SK에너지가 18%, 에쓰오일이 14%의 점유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급 휘발유가 전체 휘발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세는 가파르다”며 “연료 시장에서 고객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겨냥한 각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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