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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 땀이 송골송골…중앙그룹, 20가구에 연탄 3000장 배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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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에 꼭대기 집에선 연탄이 하늘 같아요. 금탄(金炭)이지 금탄. 얼마나 고마운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꼭대기 집’에 사는 김동례(81)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며 연탄 나눔 봉사자들을 반겼다. 연탄 지게를 진 봉사자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도 할머니의 환대에 미소로 화답했다.

김 할머니는 “(집에) 초등학교 1학년짜리 손주도 있어서 연탄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못 받을까 봐 애가 탔다”고 했다. 이어 “하루 9장씩 필요한데, 연탄이 없으면 추워서 이 겨울을 어떻게 날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중앙그룹 홍정도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그룹 임직원들과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앙그룹 홍정도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그룹 임직원들과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3일 오전 중앙그룹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취약계층을 위해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했다.  중앙그룹의 사회공헌활동 ‘ON(溫) 캠페인’의 일환으로, 홍정도 중앙일보ㆍJTBC 대표이사 부회장,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을 비롯해 중앙그룹 임직원 약 70명이 참석했다. 앞서 중앙그룹은 지난달 10일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에서 KT&G, 위스타트와 함께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사업 공동 협약식’을 갖고 총 6만장의 연탄을 연탄은행에 기부했다.

초등학생도 함께한 ‘연탄 나눔’

중앙그룹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연탄봉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앙그룹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연탄봉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 중앙그룹 임직원들은 기부 연탄 6만장 중 3000장을 20가구에 직접 전달했다.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영하의 날씨였지만, 봉사자들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얀 마스크에 연탄 검댕이 묻어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연탄을 함께 나른 한영혜 중앙일보 기자는 “연탄을 받아 집 한구석에 쌓을 때도 혹여라도 부서질까 조마조마했다”고 웃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한파에 연탄이 얼어 본래 무게인 3.65㎏보다 체감상 더 무겁게 느껴졌지만, 각 가정에는 36.5도의 온기로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해째 연탄 나눔 봉사에 참여한 중앙그룹 봉사단 이희성 커넥트중앙 차장은 “힘들고 땀도 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이라며 “추운 겨울, 어려운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에는 중앙그룹 한 직원의 초등학생 아들 이준우(11)군도 함께 했다. 이군은 “평소 꿈이 사회학자여서 연탄 봉사 소식을 듣고 꼭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오기 전엔 연탄 몇 개를 깨뜨릴 것 같아 걱정했는데 무사히 마쳐서 뿌듯하다. 다음번엔 친구들도 데리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그룹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연탄을 등에 지고 배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중앙그룹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연탄을 등에 지고 배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연탄 기부, 2019년보다 44.7% 줄어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겨울은 특히 시린 계절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에게 겨울나기는 더 혹독해졌다. 연탄 기부와 나눔 봉사가 급격히 줄어서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기업ㆍ개인으로부터 후원받은 연탄은 모두 47만장이다. 2019년 같은 기간 후원받은 85만장과 비교해 44.7% 감소한 수치다. 연탄 나눔 봉사자 수도 올해 9~11월 869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1305명보다 62.3%나 줄었다고 한다.

연탄은행은 250만장 나눔을 올해 목표치로 세웠지만, 반절도 못 채웠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 많을 땐 봉사자들이 한 번에 500명도 참가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한 번도 100명이 넘게 봉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며 “중앙그룹과 KT&G에서 6만장을 후원하고 봉사까지 해주셔서 어르신들이 가장 추운 혹한기를 따뜻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정도 부회장은 “요즘 코로나 상황이 다시 심각해져 봉사 활동마저도 진행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분들은 더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런 활동이 굉장히 소중하고 뜻깊다고 본다. 모두 기쁜 마음으로 의미 있는 땀을 흘리고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길 위스타트 회장은 “중앙그룹과 KT&G 임직원들과 함께 뜻깊은 연말 지원 행사를 진행하게 돼 감사하다. 취약계층 연탄 지원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아동의 겨울나기를 위해 특식, 방한용품 제공 등 여러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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