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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겨울에 더 심한 무릎 통증,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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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힘찬병원 신동협 원장이 3D CT와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강북힘찬병원 신동협 원장이 3D CT와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인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병원 탐방 강북힘찬병원]

3D CT, 로봇 팔로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고 통증·조직 손상 적어

말기 퇴행성 관절염 해결에 유용

겨울철은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혈관이 수축하고 활동량이 줄면서 극심한 통증과 근 감소증의 이중고를 겪는다. 초기~중기 퇴행성 관절염은 약물과 운동, 주사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해결된다. 반면에 연골이 닳아 뼈와 뼈 사이가 완전히 붙은 말기에는 보존적 치료로는 효과가 떨어져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가장 진화한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치료법으로 꼽힌다. 의사의 감각·경험에 로봇의 정교함을 더해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극대화한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의 경우 2006년 출시된 이후 미국·영국·독일 등 29개국에서 50만 건 이상의 수술에 적용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8개 분원을 운영하는 힘찬병원이 도입 1년여 만에 누적 수술 건수 5000건을 돌파하며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강북힘찬병원 홍세정(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마코 로봇 수술은 기존 방식보다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빨라 인공관절 수술에 부담이 컸던 고령층과 심뇌혈관 질환자,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며 “의사들도 본인의 가족에게 추천할 만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29개국서 효과·안전성 입증  

인공관절 수술은 닳아진 연골과 뼈의 일부를 제거한 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사람마다 무릎뼈의 모양과 크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조직의 변형 정도가 다른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확한 위치·각도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강북힘찬병원 신동협(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고관절·무릎·발목으로 이어지는 다리의 중심축에 맞춰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다리는 물론 전신의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며 “㎜ 단위의 오차에도 걷거나 앉을 때 불편함이 느껴지고 심한 경우 인공관절이 조기 마모돼 이른 시기 재수술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했다. 환자 문진과 X선·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무릎의 뼈·근육·인대 상태를 짐작한 다음 수술실에서 손상된 관절을 직접 눈으로 보며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삽입 위치 등을 결정했다. 반면에 마코 로봇은 사전에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D 영상으로 변환한 후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분석해 인공관절의 위치·크기·각도, 절삭 범위를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주치의는 그동안의 지식·경험을 토대로 마코 로봇이 제공한 데이터를 수정·보완해 최적의 수술 계획을 완성한다. 신 원장은 “마코 로봇을 활용한 ‘모의 수술’로 보다 정밀한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마코 로봇의 정교함은 실제 수술에서도 빛을 발한다. 사전에 수립한 수술 계획에 맞춰 의사가 로봇 팔을 이용해 과일 껍질을 깎듯 뼈를 절삭하면 수술이 완성된다. 손 떨림이나 과도한 힘이 들어갈 염려가 없고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 기능’이 탑재돼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뼈에 구멍을 낸 뒤 30~50㎝ 길이의 ‘절삭 가이드’를 삽입했다. 하지만 마코 로봇은 환자 다리에 부착한 센서로 다리의 축·정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과도한 조직 손상과 이로 인한 출혈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홍 원장은 “절삭 가이드는 고정된(2㎜) 간격으로만 뼈를 절삭할 수 있지만 마코 로봇은 0.5㎜ 단위로 절삭 범위를 세밀히 조정할 수 있어 수술 오차를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코 로봇의 장점은 다양하다. 첫째, 감염 위험이 적다. 절삭 가이드를 쓰지 않고 주변의 혈관·인대 등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대부분의 환자는 무(無)수혈 수술이 가능하다. 또 손 대신 로봇 팔을 이용하는 만큼 뼈·근육을 만지는 횟수가 줄어 바이러스·세균이 침투할 가능성도 훨씬 적다. 힘찬병원 이수찬(정형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고령의 환자는 수술 중 감염이 치료 결과는 물론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감염 예방을 위해 수술실마다 고성능 헤파필터를 설치하고 의료진의 멸균 수술복(우주복)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일상 복귀, 하루 이상 앞당겨

둘째, 회복이 빠르다. 영국 정형외과학회지(2018)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마코 로봇 수술 환자가 수술 후 하체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0시간으로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31시간)보다 11시간 짧았다.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기간도 하루 이상(28시간) 단축됐다. 신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의 주요 대상인 70~80대는 수술 후 며칠만 누워 있어도 근 감소증이 시작되고 체력이 급감한다”며 “마코 로봇을 이용하면 출혈·통증·부종이 덜해 수술 후 재활에도 더욱 빠르게 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적용 대상이 넓다. 10년간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 온 심모(73)씨는 극심한 무릎 통증으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웠다. 활동량이 줄면서 체중이 불었고 결국 심장에 무리가 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심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합병증이 무서워 인공관절 수술을 미루던 심씨는 지인의 소개로 마코 로봇 수술을 알게 됐고, 강북힘찬병원에서 지난 5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지금은 전보다 훨씬 가벼운 인생을 살고 있다. 홍 원장은 “마코 로봇이 도입되며 환자는 물론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의 심리적·체력적인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향후 고관절·발목 등 다른 근골격계 질환에서 마코 로봇의 활용 방안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 때 로봇 활용해 고령층·만성질환자 부담 덜어줘”

인터뷰-홍세정 강북힘찬병원 원장

인터뷰-홍세정 강북힘찬병원 원장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마지막 희망이다. 하지만 수술로 인한 통증과 출혈·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겁나 무릎 통증을 견디며 사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 강북힘찬병원이 인공관절 수술에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를 도입한 배경이다. 홍세정(42) 원장에게 마코 로봇 수술의 효과와 필요성을 물었다.

-인공관절 수술은 언제 받아야 하나.

“약물·운동 등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으면서 연골이 마모돼 뼈가 부딪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이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통증·결림 등이 심하다고 해서 무조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증상을 참기만 한다고 해서 퇴행성 관절염이 자연히 낫지는 않는다. 특히 고령층·만성질환자는 무릎이 아파 못 걷고 활동량이 감소하는 것 자체가 건강에 위협적이다.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일반 수술보다 통증·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른 마코 로봇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코 로봇 수술의 효과는 무엇인가.

“마코 로봇 수술은 3D 모의 수술과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이 접목돼 일반 수술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나이·증상이 비슷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마코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의 결과를 비교한 결과 다리 정렬 각도는 마코 로봇이 수술 전 9.3도에서 수술 후 1.9도로 7.4도 교정돼 일반 수술(6.5도)보다 효과적이었다. 수술 후 10일째 관절 가동 범위도 마코 로봇 수술이 120.4도, 일반 수술은 114.4도로 차이가 컸다.”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에게 한 말씀 해달라.

“인공관절 수술이 복잡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1시간 남짓이면 수술이 끝나고 대비만 잘한다면 합병증·감염 위험도 그다지 크지 않다. 특히 힘찬병원은 인공관절 수술에 주력해 온 만큼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하고 진단·치료 시스템이 체계화돼 더 안심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이 도입된 후 치료 성적은 훨씬 개선됐다. 수술이 무섭다고 미루기만 하다간 체력이 약해져 인공관절 수술을 아예 못 받을 수도 있다. 늦기 전에 병원을 찾아 내게 맞는 치료를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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