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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진급한 '연평해전 영웅'…딸은 해군장교 꿈 키운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전현충원서 상사 진급 묘비 제막식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고(故) 조천형 중사의 상사 진급 임명장 수여와 묘비 제막식이 11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합동묘역에서 거행됐다. 제2연평해전 당시 중사 진급 예정자였던 조 상사는 지난 10월 15일 중사에서 상사로 추서 진급했다.

조천형 상사 어머니 임헌순씨가 아들의 묘비를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조천형 상사 어머니 임헌순씨가 아들의 묘비를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수열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소장)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개식사, 임명장 수여, 묘비 제막, 회고사, 헌화와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조 상사 유가족과 제2연평해전 당시 참전 장병과 유가족, 고인의 모교인 대전체고 교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8월 부경대 해군학군단(NROTC)
에 합격해 아버지를 따라 해군의 길을 걷게 된 딸 조시은(20)씨도 참석했다.

제2연평해전 영웅 고 조천형 상사 묘비 제막식과 상사 진급 임명장 수여식이 1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제2연평해전 영웅 고 조천형 상사 묘비 제막식과 상사 진급 임명장 수여식이 1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임명장은 이수열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이 조 상사의 모친인 임헌순(74)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어 진행된 제막식에서는 고인의 유가족과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정(PKM, 150t급) 부정장이었던 이희완 중령이 직접 ‘故 조천형 상사’로 표기된 묘비의 막을 걷어냈다. 이어 제2연평해전 당시 고인 직속 상관이었던 황창규 원사(당시 참수리 357호정 병기장)가 회고사를 낭독했다.

딸 시은씨 "아버지 따라 멋진 해군이 되겠다" 

제2연평해전 영웅 조천형 상사 어머니 등 유가족이 조 상사 묘비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제2연평해전 영웅 조천형 상사 어머니 등 유가족이 조 상사 묘비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임헌순 씨는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지 벌써 20년이 다 됐다”며 “소중한 아들의 명예를 다시 찾게 되어 기쁘고 그동안 유가족에게도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준 해군에 고맙다”고 말했다. 딸 시은 씨는 “상사로 표기된 아버지의 묘비를 보니 더욱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아버지를 따라 늠름하고 멋진 해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은씨는 졸업 뒤 해군 장교로 복무할 예정이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불법 침범, 참수리 357호정에 기습 공격을 가하면서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357호정 정장 윤영하 소령과 조천형 상사 등 6명이 교전 중 전사하고 19명이 다쳤다. 해군은 조 상사의 애국심과 호국정신을 기려 유도탄고속함(PKG, 450톤급) 3번함을 ‘조천형함’으로 명명했다.

조천형 상사 어머니 임헌순씨가 조 상사 진급 임명장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조천형 상사 어머니 임헌순씨가 조 상사 진급 임명장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019년 전사·순직한 진급 예정자를 한 계급 더 추서하는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천안함 전사자 등 34명이 추가 진급했다. 하지만 조 상사는 여기서 빠졌다. 군의 무관심 속에 ‘제2연평해전 영웅’이 누락된 것이다. 제2연평해전 전우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 해군본부에 확인을 요청하면서 조 상사는 진급자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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