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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2부리그 팀 최초로 FA컵 정상 등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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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정상에 오른 전남 드래곤즈. [연합뉴스]

FA컵 정상에 오른 전남 드래곤즈. [연합뉴스]

전남 드래곤즈가 FA컵 새 역사를 썼다. 2부리그 팀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세 차례 동점 끝에 4-3 승리 #1차전 0-1로 졌지만 원정 다득점

전남은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졌던 전남은 골득실 동률을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컵을 차지했다.

FA컵 결승에서 원정 다득점으로 우승 팀이 가려진 건 최초다. 일곱 골은 FA컵 결승 단일 경기 최다 골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7년 결승 1차전(전남 3-2 포항)이었다.

전남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통산 4회 우승(1997, 2006, 2007, 2021년)을 달성했다.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실시된 이래 2부리그 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전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라이선스를 보유해 챔피언스리그(ALC)에도 나설 수 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FA컵 정상을 노렸던 대구는 1차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우승컵을 놓쳤다. 대구는 K리그1 3위를 차지해 내년 ACL에는 나설 수 있으나,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한다. K리그1 4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대구가 이겼다면 ACL에 갈 수 있었으나, 전남이 승리하면서 ACL 티켓을 놓쳤다.

전남은 1차전과 비교해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발로텔리를 빼고 박희성-이종호-김현욱의 스리톱을 내세웠다. 오른쪽 풀백으로는 김천 상무에서 전역한 정재희가 선발로 나섰다. 대구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세징야와 에드가, 라모스가 모두 전방에 포진했고, 부상으로 빠진 장성원 대신 김재우가 나섰다.

세 번째 득점을 터트린 뒤 좋아하는 올렉(오른쪽)과 발로텔리. [연합뉴스]

세 번째 득점을 터트린 뒤 좋아하는 올렉(오른쪽)과 발로텔리. [연합뉴스]

대구는 경기 초반 우세하게 경기를 풀었다. 강한 압박을 가하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전남은 선 굵은 플레이를 했다. 롱킥으로 후방을 노리면서, 김현욱과 정재희가 있는 우측 공간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 24분 변수가 발생했다. 대구 코너킥 상황에서 홍정운이 왼쪽 팔꿈치에 맞은 전남 황기욱이 쓰러졌다. 김종혁 주심은 온필드 리뷰를 실시했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레드 카드를 꺼냈다.

결국 전반 38분 전남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장성재의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받은 정재희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박찬용이 오른발로 골문 안에 차 넣었다.

대구에는 세징야가 있었다. 애드가의 머리, 라마스의 왼발로 이어지는 패스를 받은 세징야는 머리로 한 번 공을 터치한 뒤 재빠르게 오른발로 파포스트를 향헤 강하게 때렸다. 전남 골키퍼 박준혁이 몸을 날렸지만 소용없었다. 3분 만에 1-1 동점이 됐다. 세징야는 대구 팬들을 향해 달려간 뒤, 경고를 각오하고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전남이 다시 앞서갔다. 장성재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낮게 찬 코너킥이 바운드가 됐다. 최영은은 이를 잡지 못하고 튕겨냈으나, 문전으로 쇄도하던 전남 고태원이 밀어넣었다.

대구는 하프타임 들어 조진우와 이진용을 빼고, 이용래와 츠바사를 투입했다. 하지만 주도권은 전남이 쥐었다. 수적 우세를 앞세워 강하게 밀어붙여 후반 초반 연이어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마무리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대구는 후반 6분, 다시 균형을 맞췄다. 세징야가 프리킥을 길게 올려줬고, 정태욱은 상대 수비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헤딩을 하지 못했다. 정태욱은 끝까지 쫓아가 크로스를 올렸고, 에드가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남은 바로 응수했다. 후반 11분 대구 수비진이 길게 올라온 공을 머리로 걷어냈으나 올렉 앞으로 향했다. 올렉은 원바운드된 공을 때렸고, 오른쪽 골문 상단에 꽂혔다. 3-2.

후반 23분 대구의 세 번째 동점골이 터졌다. 정태욱의 롱 스로인이 에드가의 머리에 맞았고, 전남 고태원은 머리로 이를 걷어내려했다. 공은 전남 골 쪽을 향했고, 박준혁은 이를 쳐냈지만 멀리 가지 않았다. 츠바사가 몸을 날려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고, 크로스바에 맞고 골라인을 통과했다.

후반 30분 대구는 또다시 호재를 맞았다. 전남 정호진이 세징야와 볼을 다투던 중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10명 대 10명으로 대등하게 싸울 수 있게 됐다.

4-3으로 앞서가는 결승골을 터트린 전남 정재희. [연합뉴스]

4-3으로 앞서가는 결승골을 터트린 전남 정재희. [연합뉴스]

그러나 전남이 다시 앞섰다. 후반 38분 발로텔리와 사무엘을 거친 패스가 정재희에게 향했다. 발로텔리와 사무엘을 거쳐 온 패스를 오른발로 한 번 찬 뒤, 왼발로 때려 골망을 출렁였다. 4-3.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상황이 다시 일어났다. 세징야의 크로스를 받으려던 에드가가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고태원이 밀었다는 것. 하지만 VAR을 통해서 무효가 선언됐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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