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KBS 대하사극…22살 고뇌의 이방원으로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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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KBS 신임 사장은 10일 취임 첫날 첫 공식 일정으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뉴스1

김의철 KBS 신임 사장은 10일 취임 첫날 첫 공식 일정으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뉴스1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대박이 안 나면 이상할, 훌륭한 드라마인 것 같다.”

김의철 신임 KBS 사장의 취임 후 첫 행보는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 이었다.
김 사장은 10일 오후 열린 '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에서 "임기 시작 첫날, 첫 공식 행사가 '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인 것도 영광스럽고, 오랜만의 오프라인 간담회여서 더욱 뜻깊다"며 "KBS가 '대하드라마 명가'를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취임 전 후보자 비전발표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대하 사극'을 강조했던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서도 “상업 미디어들과 차별화되는 길”을 강조하고, KBS뉴스와 함께 '태종 이방원'을 "K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치켜세웠다.

5년 만의 대하 사극… 김영철 "내가 대하 사극 막 내리고 다시 열어"

오른쪽부터 '태종 이방원'에서 태조의 넷째 아들 이방간(조순철), 다섯째 아들 이방원(주상욱), 태조 이성계(김영철), 둘째 아들 이방과(정종, 김명수). 뉴스1

오른쪽부터 '태종 이방원'에서 태조의 넷째 아들 이방간(조순철), 다섯째 아들 이방원(주상욱), 태조 이성계(김영철), 둘째 아들 이방과(정종, 김명수). 뉴스1

11일 첫 방송을 앞둔 ‘태종 이방원’은 KBS가 2016년 ‘장영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사극이다. 조선 초대 왕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은 “제가 5년 전 ‘장영실’로 KBS 대하드라마의 막을 내리고, 이렇게 ‘태종 이방원’으로 다시 뚜껑을 여는 배우가 됐다”며 “장영실에서는 ‘태종’ 역이었는데, 이번에는 ‘태조’ 역을 맡게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태종 이방원’은 고려의 문신이었던 이방원이 아버지 이성계와 함께 조선을 세우고 왕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그렸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159회차에 걸쳐 방영됐던 ‘용의 눈물’을 비롯해 숱한 작품에서 다뤄졌던 ‘여말 선초’ 시기다. ‘용의 눈물’에서 태종 역을 맡았던 배우 유동근의 인상이 워낙 강해 같은 역을 맡은 주상욱은 “당연히 엄청난 부담감으로 시작했다”고 털어놓으며 “역대 대단하신 ‘이방원’들이 많으셔서 뛰어넘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이방원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이방원, ‘액션하는 고려 여자’ 왕후 민씨

KBS가 5년만에 공개하는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은 고려 말기 역적의 가족으로 몰려 도망가는 이방원의 모습부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우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 KBS

KBS가 5년만에 공개하는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은 고려 말기 역적의 가족으로 몰려 도망가는 이방원의 모습부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우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 KBS

연출을 맡은 김형일 PD는 “국가, 권력, 정치, 그 안에서 고민하는 인간을 다루는 게 KBS 대하드라마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방원이야말로 그런 걸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태종 이방원'은 그동안 대하 사극에서 그려지던 ‘비장한 역사적 인물’ 대신, 역사적 사실 안에서 ‘고민하는 개인’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주상욱은 "초반에는 평범한 인간 이방원, 미완성의 이방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김영철은 "이성계 역할만 세번째인데, 신덕왕후 강씨를 사랑하는 마음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고 했다.

이방원의 부인 원경왕후 민씨의 캐릭터도 이색적이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며느리도 엄연한 전주이씨가문입니다’라고 말하며 등장하는 박진희는 “조선시대에 다뤄지던 다소곳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다르게, 민씨는 리더십도 있고, 강하고, 액션씬도 있다”며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액티브하고, 다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 시대의 제가 닮고 싶은 여성상일 정도로 매력있는 인물”이라고 민씨를 설명했다.

"이방원 나이가 22세" OTT로 젊은 층에도 접근

‘태종 이방원’은 토‧일 오후 9시 40분 KBS1을 통해 방송된 직후 OTT 플랫폼 '웨이브'와 ‘쿠팡플레이’에서도 공개된다. KBS 측은 "TV로 접근하는 시청자층보다 더 젊은 연령대에 노출시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일 PD는 "위화도 회군 때 이방원의 나이가 스물두살"이라며 "위기의 세상 속에서 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다가, 점점 더 큰 질서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성찰이 담겨있다"고 밝혔고, 조선 개국공신 이지란 역을 맡은 선동혁은 "같은 시기를 그린 '용의 눈물'이 159회였는데, 이번 드라마는 32회라 훨씬 더 압축돼있고 템포도 빨라 이 시대 흐름과도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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