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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600조 시장 잡아라…통신사·IT기업 속속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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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KT는 8일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 송재호 부사장(오른쪽)과 뉴로시그마 콜린 킬리 부사장. [연합뉴스]

KT는 8일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 송재호 부사장(오른쪽)과 뉴로시그마 콜린 킬리 부사장. [연합뉴스]

14만 명.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한 사람의 숫자다(식품의약품안전처). ADHD는 약물치료가 현재로써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 미국의 전자약 개발사 ‘뉴로시그마’는 약물복용없이 전자패치를 부착해 ADHD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2019년 뉴로시그마가 개발한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 ‘모나크 eTNS’는 약물 외 치료방법 중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KT는 뉴로시그마의 시리즈 A 단계에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를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eTNS 제품의 차세대 버전 설계 및 개발 지원, KT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연동한 모니터링과 AI 분석 서비스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국내 상용화 및 국내 생산거점 구축 협력에도 나설 방침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플랫폼 기업, 통신3사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텔레콤은 지난해 ‘케어에이트 DNA’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어에이트 DNA’는 집으로 배송된 검사 키트에 침을 뱉어서 보내면 질병 유무를 포함해 영양소와 식습관, 피부 상태 등의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DTC) 서비스다. 지난해부터 DTC가 허용돼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검사기관에 직접 검체를 보내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다른 기업과의 협업도 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불면증과 요요 가능성, 근육발달 능력 등도 확인할 수 있도록 검사 항목을 60개까지 늘렸다.

LG유플러스는 DTC 업체와 헬스 빅데이터, 시니어케어 등 신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인지 재활 프로그램 전문기업인 엠쓰리솔루션과 인지저하증(치매) 예방·관리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카카오는 헬스케어 CIC를 설립하고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CIC 대표로 내정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환자들로부터 유전체 정보를 받아 건강 상태를 계속 기록하는 하는 서비스인 ‘레어노트’를 만든 휴먼스케이프에도 투자했다. 지난달 휴먼스케이프 지분 2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네이버도 의료 빅데이터 업체인 이지케어텍에 대한 투자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64억 달러(125조원)에서 매년 약 30%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5044억 달러(약 5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 요소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ICT 기술이다. ICT 기술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만큼, 방대한 개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이들 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KT 관계자는 “진단·치료 중심의 전통적 헬스케어 영역이 ICT 기술과 융합돼 예방·관리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트렌드가 의료진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KT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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