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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586명 최다 “수도권 비상계획 발동 검토할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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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처음이다.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심각하다. 위중증 환자는 6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24일 비수도권 내 상급종합병원 등에 준중증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411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이 4087명, 해외 유입이 28명이다. 특히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돼 서울(1729명)과 경기(1176명)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에선 219명 나왔다. 국내 발생 환자 중 수도권 비중이 76.4%다.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는 586명으로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0∼9세와 10대 위중증 환자도 1명씩 나왔다.

사망자는 34명이 나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는 3362명(치명률 0.79%)이다. 태아가 감염된 후 사망한 첫 사례도 발생했다.

수도권 병상 이미 포화 … 정부 “위중증, 예측범위 벗어나”

24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4115명에 이르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24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4115명에 이르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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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모가 확진된 이후 조기 출산하면서 사산한 사례로, 사망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망한 태아가 출생신고 전인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해 확진(사망) 통계에선 배제했다. 국내 0∼9세 첫 코로나19 사망자는 아닌 셈이다.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중환자 병상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난 23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내 병상 가동률은 83.7%다. 서울은 86.4%까지 오른 상황이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40% 미만’에서 ‘70% 이상’까지 5가지 비율로 구분해 정량 평가하는데, 수도권은 이미 최대 비율에 해당한다.

정부는 수도권에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령을 검토해야 할 급박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중환자 병상을 비롯한 수도권의 의료대응 여력을 회복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5주 차에 들어가는 다음 주부터 2주간 상황평가를 거쳐 12월 13일에는 2단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단계 전환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현황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현황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하루 확진자가 5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확진자 규모가 정부 예상 범위인데도 중환자 병상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예측 범위보다 상당히 높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60대 이상 감염자가 크게 늘고 백신 접종 면역 효과는 떨어지면서 정부 예측이 빗나갔다는 분석이다. 특히 위중증 환자 발생률 자체가 1% 중반에서 2% 중반으로 오르다 보니 3000~4000명대 확진에도 예측치인 5000명 수준의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4일 또다시 병상 동원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난 5일, 12일에 이어 이달에만 세 번째다. 정부는 비수도권 내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등 28곳에서 267개의 준중증 병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준중증 병상은 위중증에서 상태가 나아지거나, 중환자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집중 치료한다. 준중증 병상이 제 기능을 하면 중환자 병상의 효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행정명령이 실제 이뤄지기 전까진 여러 주가 걸린다. 설비 공사, 인력 확충 등이 필요해서다. 24일 0시 기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집에서 대기 중인 확진자는 778명에 달한다. 대기시간은 하루 이상 250명, 2일 이상 210명, 3일 이상 182명, 4일 이상 136명이다. 대기 환자 중 코로나19 고위험군인 70세 이상 고령자가 374명에 달한다. 고혈압·당뇨 등 기타 질환자도 404명이나 된다. 하루 이상 대기하는 확진자에겐 재택치료 환자에 준해 산소포화도 측정 장비 등이 지원된다.

손영래 반장은 “주로 증상이 없고 건강한 상태의 환자들이 대기 중”이라며 “1일 3회 모니터링과 감염병 전담병원 등 의료기관을 통한 환자 관리를 하도록 조치했다. 환자들이 신속하게 병원으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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