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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임종석 종로 등판설···與 일각 "자책골 될것" 우려, 왜

중앙일보

입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의 시계가 째각거리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간다”며 “마지막까지 애쓰는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 줄 수는 없는 것인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부동산은 아프고 또 아프다. 글로벌 환경이 그렇다고 하는 건 지식인의 변명이다”라며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 관계, 미·중 사이에서의 외교,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위기관리 능력 등 나머지는 성과가 눈이 부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정권재창출, 정권심판이란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며 “거친 것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의리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정치권의 문제에 관해 입장을 내지 않던 임 전 실장이 내년 3월 대선과 동시에 치르는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원고지 11장 분량의 메시지를 내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상반된 시각이 나왔다. 임 전 실장은 2019년 11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제도권 정치를 떠나 앞으로의 시간은 통일 운동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뒤 페이스북에서 주로 남북 관계에 관한 글이나 일상적인 짧은 글만 공유해왔다.

최근 ‘임종석 차출설’을 제기한 적이 있는 우상호 의원은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종로는 대통령 2명, 국무총리 2명을 배출한 상징적인 곳이라 주민들이 중량급 인사를 선호하는 특색이 있다”며 “외부에서 참신하면서도 중량급인 후보를 찾는다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현재 종로구에 살고 있는 임 전 실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임 전 실장은 자신이 직접 나간다 또는 안 나간다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당이 요청하면 대선과 보궐선거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7년 5월 11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당시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강정현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7년 5월 11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당시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강정현 기자

과거 임 전 실장과 함께 박원순계로 분류됐던 기동민 의원은 “임 전 실장이 출마하면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 성격으로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내에선 임 전 실장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당 선대위의 한 핵심 참모는 “과연 임 전 실장이 대선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라”며 “지난 4·7 보궐선거 때처럼 독자 행동으로 당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실 한 관계자도 “16일 임 전 실장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서 지난 3월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썼던 그의 글이 먼저 떠올랐다”며 “임 전 실장 등판은 안 그래도 불리한 상황에서 자책골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이 부각되면 ‘정권 심판론’도 같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임 전 실장이 종로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전혀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거론이 없었다는 건 출마 의지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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