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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저러고 있다"…FA도 막지 못한 박건우의 KS 잔혹사

중앙일보

입력

매년 한국시리즈마다 부진이 반복되고 있는 박건우. 올 시즌에도 첫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연합뉴스]

매년 한국시리즈마다 부진이 반복되고 있는 박건우. 올 시즌에도 첫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31)의 한국시리즈(KS) 악몽은 현재진행형이다.

박건우는 올 시즌 KT 위즈와 KS 1, 2차전에서 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3번, 2차전에선 5번 타순에 배치돼 중심 타자로 역할이 무거웠다. 하지만 몸에 맞는 공으로 딱 한 번 출루했다. 중심 타선이 꽉 막힌 두산은 2패를 당했다.

박건우의 KS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 첫 KS 무대를 밟은 2015년 타율 0.313(16타수 5안타)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16년 KS 타율이 0.200(15타수 3안타)로 뚝 떨어졌다. 이듬해에도 타율 0.211(19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2018년에는 최악의 가을을 경험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KS에서 24타수 1안타로 믿기 힘든 성적표를 받았다. 27번의 타석에서 삼진 9개. 장타율(0.042)과 출루율(0.115)을 합한 시리즈 OPS가 0.157에 불과했다. 시리즈 최종 6차전에선 6타수 무안타. 그의 마지막 네 타석 결과가 병살타-삼진-삼진-삼진이었다.

박건우는 2019년 키움 히어로즈와 KS 2차전에선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팀도 3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KS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시리즈 전체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로 좋지 않았다. NC 다이노스에 패한 지난해 KS에서도 타율 0.167(18타수 3안타)로 1할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두산은 올 시즌 KBO리그 사상 첫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건우는 매년 팀의 중심 타자로 두산의 가을을 이끈 주역이지만 유독 KS만 서면 작아졌다.

올 시즌에는 기대가 컸다. 그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가을야구 활약에 따라 계약 총액이 달라질 수 있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아는 건 선수다. 박건우는 KS 1차전 6회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던진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에 왼 어깨 부위를 직격당했다. 한동안 일어서지 못해 앰뷸런스가 1루 쪽 파울 지역까지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간단한 치료만 받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1차전을 패한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평소 시즌 때라면 빠졌을 텐데 FA고, 그런 정신(참고 경기 뛰는)을 보여주고 싶었을 거다. 다른 때 같았으면 앰뷸런스를 탔을 텐데…"라고 말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타석에서의 생산성은 제로다. KS 2차전마저 패한 뒤 김태형 감독은 "7년째 저러고 있다"고 박건우를 향한 뼈 있는 농담을 내뱉었다. 두산은 중심 타자 양석환의 부진(7타수 무안타 6삼진)까지 겹쳐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내줘 수세에 몰린 두산으로선 그만큼 박건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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