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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이재명 향해 “북한도 美정치인에 100년전 역사 안 따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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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북한도 평양에 찾아온 미국 정치인들에게는 100년 전 역사 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에게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지적하면서다.

태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에 가장 적대적인 북한의 김씨 일가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평양에 온 미국 정치인들이나 행정부 관리들에게 100년 전 역사를 따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훨씬 더 실용적이라고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역사에 대한 북한의 반미 역사관을 얘기하고 싶으면 슬며시 역사박물관들에 데리고 간다. 이 방법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자기의 역사관을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일본의 한반도 점령에 길을 열어준 하나의 계기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일제에 강점당한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스스로 나라를 지킬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우리의 쓰라린 과거 상처를 자꾸 헤집는 대통령보다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의 이익을 슬기롭게 지켜갈 대통령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태 의원은 “이 후보는 중국, 러시아 정치인들을 만나서도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따질 것인가”고 물었다.

태 의원은 “모든 정치인에게 있어서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제한된 시간 내에 어떤 문제를 논의하는가는 평시 그의 역사관과 양국 관계에 대한 현안은 물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며 “특히 대선 기간 중 대선후보들의 외국인과의 미팅들은 대선후보로서의 외교 데뷔 무대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가 가쓰라-태프트 협약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방한한 미국 젊은 정치인에게”라고 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이 후보는 지난 12일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조지아주)과 대화 도중 한미동맹의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그 이면에 ‘작은 그늘’이 있다며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한국)전쟁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오소프 의원 측은 이 후보의 해당 발언에 ‘한국 전쟁 동안 있었던 미 장병들의 희생’을 언급하는 식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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