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진 한국조폐공사 연구원이 올해의 특허기술상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세종대왕상을 받았다. 그는 위조방지 인쇄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폐공사 연구진은 빨강·파랑·노랑·검정의 네 가지 색으로 구현할 수 있는 특수 보안패턴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오 연구원은 “위조품이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짝퉁 해결사’로서 기업을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 지폐뿐 아니라 상품권·기밀문서·비닐·스티커 등에도 (위조방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실제로 국내 한 화장품업체가 (이 기술을) 적용해 짝퉁 유통을 막은 사례가 있다.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쇄 공정과 제조 시간·비용을 동일하게 한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14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청과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2021 특허기술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선 한국콜마도 혁신적 화장품 제조 기술로 세종대왕상을 받았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성분이 사람의 피부 세포에 효과적으로 흡수되게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기능성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FMS코리아는 ‘보냉 패키징 장치’로 충무공상(2등상)을 받았다. 보관 용기 내부를 장시간 저온 상태로 유지해 백신 등 바이오 의약품을 효율적으로 보관·운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회사 최동호 대표는 “그동안 3~7일이 걸리는 해외 배송의 경우 특수 컨테이너가 필요했다. 이제는 보냉 패키징 장치로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술 전문업체인 티앤알바이오팹도 ‘인공혈관 제조용 3차원(3D) 프린팅 시스템’으로 충무공상을 수상했다. 3D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사람 몸속에 이식할 수 있는 인공혈관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LG생활건강·LG전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바이오크리트는 지석영상(3등상)을 받았다.
홍대용상(4등상)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삼정이엔씨·비케이엠·모라이에 돌아갔다.
1992년 제정한 특허기술상은 지금까지 77회에 걸쳐 수상자(기업) 300명을 선정했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올해 한국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역대 최고인 세계 5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의적인 도전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출원 세계 1위의 성과를 거둔 덕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