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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토시'인가…비트코인 창시자 정체, 법정서 가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다. [셔터스톡]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다. [셔터스톡]

재판을 통해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의 정체가 드러날지 관심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0월 인터넷에 등장해 2011년 4월 어떤 자취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시작은 A4 용지 9장 분량의 짧은 논문이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일대일 전자 화폐 시스템』에서 은행이 필요 없는 새로운 전자 화폐를 제안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에서는 지난 2013년 4월 사망한 데이비드 클라이먼의 유족이 동업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를 상대로 약 100만 개의 비트코인 소유권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약 100만 개의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로 640억 달러(약 75조5000억원)에 달한다.

클라이먼의 유족은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모두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사토시 소유의 비트코인 100만여 개 중 절반은 유족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호주 출신의 프로그래머로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라이트는 지난 2016년부터 자신이 비트코인 단독 창시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라이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라이트에 대해선 해커이자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클라이먼의 경우에는 그의 컴퓨터 지식을 고려할 때 정말로 비트코인을 창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클라이먼의 유족도 라이트와 클라이먼이 초기에 비트코인 100만 개를 공동 채굴했기 때문에 유족이 절반인 50만 개의 비트코인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은 두 사람이 초창기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함께 관여하면서 협력한 증거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족을 대리하는 티보 나기 변호사는 WSJ에 “동반자 관계인 두 친구가 있었는데, 한 명이 세상을 떠난 뒤 나머지 한 명이 어떻게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 했는지에 관한 재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트 측은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이고 클라이먼의 역할은 없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2008년 초 라이트가 클라이먼에게 A4 용지 9장 짜리 백서 작성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협업해 함께 백서를 쓰고 비트코인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활동하던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난 2010년 12월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2014년 도리안 나카모토라는 인물이 진짜 사토시라는 뉴스위크의 보도에 “나는 도리안 나카모토가 아니다”라는 반박문을 올린 뒤 다시 사라졌다.

이어 라이트가 2016년 5월 자신이 비트코인의 창시자라고 주장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사흘 뒤 사과문을 올리면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며 말을 다시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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