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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美 승인에 한일 합병" 야당 "혈맹국에 네 탓 시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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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미국 승인으로 일본이 한국을 합병했다'는 발언에 대해 "한미간우호협력을 위해 내방한 분에게 과거 역사를 거론하는 것보다 우리 미래를 위한 협력을 얘기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이날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서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나중에는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우리 한국 입장에서 미국의 지원 협력 때문에 전쟁에 이겨 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경제 지원 협력 덕에 오늘날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경제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며 "미국의 지원과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이 후보를 향해 "무지성 궤변 본능으로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했다"며 "처음 만나는 혈맹국 의원에게조차 '네 탓'을 시전할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외교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윤 후보는 또 자신이 '김대중(DJ)-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한 것에 대해 이 후보가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는데 그게 제대로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나 다수 여론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간의 관계가 원만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체계가 잘 작동됐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과 정부 관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일본 사회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아베 집권 이래로 스스로 '더 이상 사죄는 없다'는 일본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과 위안부 문제 사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역사적인 DJ 업적을 언급한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과거를 인정하고, 통절(痛切)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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