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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잠수함 킬러'로 부활…정작 영웅들은 빠진 진수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해군의 신형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FFG-826)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다. 해군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해군의 신형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FFG-826)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다. 해군

해군과 방사청이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대구급 신형 호위함 7번함인 천안함(FFG-826) 진수식을 거행했다.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 이날 진수식으로 11년만의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최원일 천안함 함장을 비롯한 일부 생존 장병들이 참석을 거부해 '반쪽 진수식'이 됐다.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퍼뜨린 유튜브 콘텐트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재심의를 요구한 뒤 진수식 불참을 알렸다.

북한의 공격을 받았던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기동하던 모습. 2010년 3월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 공격을 받았다. 해군

북한의 공격을 받았던 초계함 천안함(PCC-772)이 기동하던 모습. 2010년 3월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 공격을 받았다. 해군

부활한 호위함 천안함은 과거 초계함 천안함에 비해 잠수함을 찾아내는 대잠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선체고정음탐기(HMS)는 물론 과거 천안함(PCC-772)에는 없었던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다.

잠수함 잡는 공격력도 키웠다. 과거 초계함 천안함에는 없었던 장거리 대잠어뢰인 홍상어를 탑재했다. 함정에서 쏘는 홍상어는 미사일처럼 날아간 뒤 목표 지점 수중으로 들어가는 어뢰다. 함정의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면서도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다.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 기간을 거쳐 2023년 해군에 인도하고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9일 진수식 축사에서 “천안함을 부활시켜 영웅들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지켜졌다”고 밝혔지만, 정작 영웅들은 자리에 없었다.

앞서 방심위 통신심의소위는 ‘천안함이 좌초 후 잠수함 충돌로 반파됐으며 함정 절단면에 불탄 흔적이 없어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다’는 내용의 유튜브 게시물에 대해 국방부가 삭제 또는 접속 차단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

이에 천안함 진수식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천안함 재단은 성명을 내고 “방심위 통심심의소위가 천안함 폭침 관련 유튜브 게시물 8건에 대해 심의 결과 ‘해당 없음’으로 결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재심의와 사과를 요구했다.

2015년 4월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안보공원을 찾아 천안함 선체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4월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안보공원을 찾아 천안함 선체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같은 날 최 함장은 “방심위가 또 한 건 했다. 대통령은 천안함이 북한소행이라는데 이들은 어느 나라 기구인가”라며 “천안함 진수식 참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SNS에 올렸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선 방심위 결정에 대해 여당에도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서 장관에게 “국방부 차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가짜뉴스가 퍼지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신형 호위함 7번 ‘천안함’ 개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신형 호위함 7번 ‘천안함’ 개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진수식을 통해 부활한 천안함이란 함정명은 이전에도 두 차례 사용됐다. 처음엔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해 취역한 상륙정 천안정(LCI-101)은 1953년에 퇴역했다. 두 번째는 1988년에 취역한 초계함 천안함(PCC-772)인데 제1연평해전에 참전하는 등 서해를 수호했다. 2010년 북한 공격으로 퇴역했고 현재 선체는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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