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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디지털 대전환의 개막, 상상 너머의 세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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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지난 4일 ‘디지털 대전환, 혁신을 통한 미래’를 주제로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디지털 대전환과 그 이후의 미래를 그려보는 좋은 기회였다. 2020년이 디지털 대전환의 예고편이라면, 2021년은 디지털 대전환의 개막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요동치기 시작했고, ICT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 ▶홈코노미 ▶원격 서비스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확산 ▶통신망 확충에 대한 요구 ▶반도체 수요 확대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변화가 빠르게 일어났다.

 올해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다. 저궤도 위성 통신과 우주 개발 신사업이 본격화했고, 기후변화라는 피할 수 없는 인류 생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탄소중립·탈화석연료·전기전동화 같은 새로운 길을 재촉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은 ESG(Enviro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같은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빅테크·플랫폼 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이 인간의 업무 능력을 넘보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라는 우산 아래 게임, e커머스, 교육, 업무, 콘텐트 등 이종(異種) 서비스의 통합, 플랫폼화도 시작되었다. 한편 ICT 기업들은 자체 개발 반도체를 출시하고 전기차 도전을 모색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은 로봇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하는 등 영역 파괴도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는 ICT 기술을 내재화한 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듯 보인다.

 2022년에는 기존 변화의 폭과 속도가 모두 증가하리라 전망한다. 자율주행 레벨3가 부분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새로운 교통 환경이 부상할 것이다. 전기차 보급도 가속화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소음 없는 도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혹은 더 나아가 배달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마주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긍정적인 미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소프트웨어·반도체·빅데이터 등에서 높은 ICT 기술적 역량을 보유한 빅테크(플랫폼) 기업들의 지속적인 영향력 확대가 우려된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적 역량은 승자 독식의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대전환 이후는 멋진 신세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ICT란 전체 파이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며, 그 안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져갈 비중도 함께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HW와 SW, 서비스를 분류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일상 자체가 디지털인 세상이다. 앞으로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법, 제도, R&D 정책 등의 방향성에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애플이 전기차에 도전하고 현대자동차가 로봇을 만들 듯 공공 분야도 유연함과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기적인 안목과 열린 마인드로 산·학·연·관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ICT의 방향성을 정립해야 한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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