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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 이달 말부터 돈줄 죈다 … "금리 인상 신호는 아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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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TV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TV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침체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줄 죄기에 나섰다.

Fed는 3일(현지시간) 이달 말부터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경제 회복세에 따라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책으로 도입한 통화 정책 지원을 거둬들이는 첫 번째 주요 조치다.

Fed는 기준금리는 현재의 '제로(0.00~0.25%)' 수준으로 동결했다. 그러면서도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의 신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판단을 유지하면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Fed는 2~3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이달 말부터 자산 매입을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ed는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경제가 Fed의 목표를 향해 상당히 더 진전된 점을 고려해 순자산 매입을 매달 국채 100억 달러씩,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Fed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달 국채 8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를 매입하며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 침체를 떠받쳐 왔다.

이 같은 속도로 테이퍼링을 진행하면 Fed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2022년 중반께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가파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테이퍼링 결정의 배경이 됐다.

Fed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을 유지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로 한 결정은 금리 정책에 어떠한 직접적인 신호도 의미하지 않는다"라면서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충족해야 할 경제적 조건에 대해 보다 엄격하고 다른(different)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ed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반영해 높은 상태"라면서 "팬더믹과 경제 재개와 관련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일부 부문에서 상당한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성명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다. 이 표현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다소 후퇴하면서 인플레이션 진정 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많은 노동인구가 은퇴하는 '대 사표' 흐름과 구인난 지속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고용 시장 회복세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파월 의장 발언은 노동시장이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자제해 경기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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