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분할상환하면, 한도 늘려주고 금리 인하 혜택

중앙일보

입력 2021.11.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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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이 원금을 나눠서 갚으면 금융당국이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은행연합회 등과 가계부채 관리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달 26일 금융위가 발표한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금융위는 대출 원금을 매달 조금씩 나눠서 갚는 분할상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선 대부분의 가계대출이 분할상환 방식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분할상환이 자리를 잡으면 가계부채 관리가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세대출에서 분할상환 방식의 비중은 약 3%다. 나머지 97%는 만기에 한꺼번에 대출 원금을 갚는 일시상환 방식이란 얘기다.

익명을 원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 등에선 분할상환으로 매번 대출 원금이 줄어든다. 그렇게 하다 보니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더라도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일시상환 방식이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주요국보다 컸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신용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했다. 대출 고객이 5년 이상 장기 분할상환을 선택하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반면 전세대출은 DSR 규제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분할상환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대출 월간 상환액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전세대출 월간 상환액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고객 입장에선 분할상환으로 바꾸면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진다. 예컨대 만기 2년짜리 전세대출로 2억원을 받았고 분할상환 비율이 10%라면 매달 대출 원금 중 83만3333원을 갚아야 한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금리(변동금리 상품)가 올라가는 것도 대출자에겐 부담이다.

익명을 원한 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전세계약이 끝나는) 2년 뒤에 원금을 돌려받아 갚는다. 대출자 입장에선 원금을 미리 상환하는 개념이 낯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원금 분할상환 방식이 대출자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고 설명한다. 매달 대출 원금이 감소하는 만큼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는 얘기다. 무주택 근로자라면 연말정산에서 전세자금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한도는 300만원(원리금 상환액의 40%)이다. 예컨대 원금을 포함한 전세대출 상환액이 연간 750만원이라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다.

익명을 원한 은행 관계자는 “결국 은행들도 우대금리 제공 등으로 전세대출의 분할상환을 유도할 것”이라며 “여유가 있는 세입자들은 분할상환 상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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