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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글래스고 입성…‘기후 톱스타’ 떠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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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달 30일 글래스고에 도착, 환영 인파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그레타 툰베리(가운데).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글래스고에 도착, 환영 인파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그레타 툰베리(가운데). [AP=연합뉴스]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열광(GRETA MANIA)’(스코틀랜드 선데이), ‘록스타 같은 존재감’(워싱턴포스트).

올해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꼽혔던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화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외신들이 ‘록스타’에 빗대 그의 등장을 전할 정도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OP26이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 입성한 그는 중앙기차역에 모인 100여 명의 환영 인파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31일 영국 BBC 방송이 전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이번 COP26 행사에 공식 초청된 것은 아니다. 툰베리는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급진적인 젊은이들을 여러 명 초대하면 나쁜 인상을 준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며 “COP26에 참석한 정치인들이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을 기울이도록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는 런던 금융가에서 “화석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라”며 가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런던에서 글래스고까지 804㎞를 걸어온 환경운동가 멜라니 나사렛. [AP=연합뉴스]

런던에서 글래스고까지 804㎞를 걸어온 환경운동가 멜라니 나사렛. [AP=연합뉴스]

툰베리는 BBC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기후 위기에 대해)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 매우 짜증이 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대다수 사람이 여왕의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COP26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겨냥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툰베리는 또 “기후 위기를 외면하는 정부를 볼 때 분노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다. 아무도 다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누군가를 화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위기를 외면한 국가 정상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툰베리는 2019년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앞두고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초대로 참석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그는 “탄소 배출이 많은 항공기 사용을 거부한다”면서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건너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글래스고에는 툰베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환경 운동가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들은 COP26에 참석한 197개국 정상들이 모인 회담장 밖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의 가장 큰 행사는 자신들이 ‘기후 정의를 위한 세계의 날’로 선포한 6일에 진행할 ‘10만 시위’다. 100여 개 환경단체에 소속된 10만여 명의 환경운동가가 글래스고에 운집해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툰베리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연설한다.

죽은 인어로 분장한 환경운동가들. [AP=연합뉴스]

죽은 인어로 분장한 환경운동가들. [AP=연합뉴스]

이들의 퍼포먼스도 연일 화제다. 지난달 30일에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함께 그물에 걸려 죽어가는 인어로 분장한 환경운동가의 처참한 모습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몇몇 활동가는 2년 전 툰베리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며 런던에서부터 글래스고까지 순례자처럼 걷거나 포르투갈에서 무동력 요트를 타고 회담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경찰 당국은 COP26 일정 동안 매일 1만 명의 인력을 글래스고 전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활동가들이 비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찰력을 과도하게 동원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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