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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대주교 “교황 방북 노력 중…北전체 백신 지원 길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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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에 대해 “교황청도 여러 길을 통해 교황님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 시간) 바티칸 베드로 성당에서 순방 기자단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 등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 시간) 바티칸 베드로 성당에서 순방 기자단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 등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유 대주교는 이날 바티칸 베드로 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지금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면서 교황의 방북을 요청했고, 교황은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답한 상태다.

유 대주교는 교황의 방북과 관련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교황님의 뜻처럼 (이해)돼 굉장히 복잡해진다”며 “(방북 여부에 대해선) 제가 더이상 말을 할 수는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작은 문이라도 내면서 그걸 좀 넓혀가는 것이 우리들이 하는 일이다. 어렵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 시간) 바티칸 베드로 성당에서 순방 기자단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 등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가 30일(현지 시간) 바티칸 베드로 성당에서 순방 기자단과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 등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유 대주교는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제가 (북한측 인사를) 접한 일은 아직 없지만, 그대신 기회가 되면 만났으면 좋겠다는 그런 얘기는 조금 이뤄졌다”고도 했다.

또 유 대주교는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대북 백신 지원 방식과 관련 “교황청이 돈이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교황청의) 역할은 교통순경 역할을 하거나 우체부 아저씨처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이 받겠다고만 하면 이런저런 길이 충분히 많이 나올 수 있다”며 “(교황청의) 경제력이 되느냐 하는 것은 문제될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주교는 다만 “교황청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고, 특히 절대 권력을 가진 분들한테는 돈으로 지원을 잘 안한다. 왜냐하면 그 돈이 어디로 갈지 모르지 않느냐”며 대북 현금 지원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들었다"며 십자가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DMZ 철조망 십자가를 선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들었다"며 십자가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유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방북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명히 교황님께서 한반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말씀을 하셨으리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교황 접견 직후 별도로 교황과 75분간 대화를 나눴다.

유 대주교는 지난 6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서임됐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영국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도중 축전을 보냈고, 7월 유 대주교의 출국전에는 청와대에서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유 대주교는 문 대통령에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간절히 원하는 북한 방문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져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월 12일 청와대 관저에서 로마 가톨릭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를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월 12일 청와대 관저에서 로마 가톨릭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를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만 유 대주교는 지난 22일 코로나 양성 진단을 받아 29일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에는 배석하지 못했다. 유 대주교는 문 대통령과 교황의 접견이 끝난 뒤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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