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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리뷰] 건강한 콘텐트 생태계 만드는 채팅형 웹소설 플랫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MZ세대, 그중에서도 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신흥 웹 콘텐트가 있다. 웹소설, 웹툰 뒤를 이어 등장한 채팅형 웹소설 ‘채티’다. 내가 채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지하철 안에서도, 밥을 먹다가도 떠오른 이야기 바로바로 쓸 수 있는 기동성과 편의성을 구현했다. 덕분에 하루 2000편 이상의 새로운 작품이 쏟아지고, 사용자는 월평균 30시간을 채티에서 머무른다.

채티는 MZ세대 중에서도 10대가 열광하는 채팅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2018년 출시해 2021년 4월 기준 매달 4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 채티 홈페이지]

채티는 MZ세대 중에서도 10대가 열광하는 채팅형 콘텐츠 플랫폼이다. 2018년 출시해 2021년 4월 기준 매달 4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 채티 홈페이지]

어떤 서비스인가요.

2018년 1월에 설립된 아이네블루메에서 출시한 서비스예요. 채팅형 소설이라는 컨셉트로 시작해 올해 4월 기준 매달 4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보유 작품 수도 무려 40만 편에 달해요. 더욱 놀라운 것은 매달 이용하는 이용자의 무려 70%가 10대라는 점이에요. 이들이 매일 하루 평균 60분을 채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채티는 이용자층 대부분이 10대 이상이다 보니 아직까진 유료 콘텐트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작품을 볼 때 2회에 1번꼴로 뜨는 팝업 영상·배너 광고를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요. 채티 측 설명으로는 ‘광고 외에도 유료 아이템 판매, 사용자간 후원, IP 사업 등 여러 방면의 BM을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또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BM을 판단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혀주셨어요. 그래도 채티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 특히 10대가 열광한다는 점 등에서 잠재적인 성장성을 인정받아 카카오벤처스를 포함해 누적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어요.

채티

이 서비스를 리뷰하려는 이유는요.

웹소설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형식인 ‘채팅형 소설’이란 신선한 형식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지금 시장엔 수많은 웹소설 플랫폼 서비스들이 있어요. 각자의 특별한 장점으로 독자에게 어필하죠. 채티는 기존의 줄글 형식의 웹소설에서 파생된 채팅형 소설로 주목을 받고 있어요.
물론 채티가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아니에요. 채팅형 뉴스 서비스로 ‘썰리’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채팅으로 보기 쉽게 풀어서 전달해준다는 점이 인상 깊게 남았던 서비스예요. 채티는 동일한 방식을 소설에 적용한 것으로, 화면을 터치해야 다음 문장이 나오고 또 채팅처럼 좌우로 이동하면서 내용이 전개돼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더군요. 그 자리에서 한 작품을 끝까지 다 볼 정도로 몰입이 잘 되었어요. 잘 설계된 사용자 경험도 한몫했겠지만 웹소설에서 맛보지 못했던 박진감 넘치는 시각적인 변화가 흡사 웹툰과 웹소설의 특징을 고루 살린 느낌이었어요. 모바일 환경에 가장 익숙한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웹소설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듭니다.

이 서비스의 어떤 가치에 매료되었나요.

가장 가치 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독자와 작가와의 관계를 만드는 부분입니다. 다른 콘텐트 플랫폼은 플랫폼이 작가를 독점하고 독자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작가와 소통할 수 있었어요. 플랫폼이 아니고선 독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구조에선 작가는 플랫폼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채티는 작가와 독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작가는 독자와 쉽게 만날 수 있고, 독자도 직접 작가를 응원할 수 있어요. 독자의 응원을 받고 성장한 작가는 플랫폼과 계약을 맺어 더 좋은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기존 플랫폼처럼 소수의 스타 작가들이 플랫폼의 성장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스타 작가가 아니어도 다수의 작가가 팬을 위해 작품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 화면에서 바로 어떤 작품이 인기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홈 화면에서 바로 어떤 작품이 인기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요.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장르의 작품을 많은가예요. 콘텐트의 질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볼거리가 별로 없다면 오래 머무르진 못하겠죠. 채티 역시 기본적으로는 독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작품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채티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작품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채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에요. MZ세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걸 선호해요. 채티가 정말 잘한 점은 모바일에서도 작품 쓰는 걸 편하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 편리함 덕분에 채티 전체 회원의 20%가 독자이면서 동시에 작가로 만들 수 있었어요. 독자들은 작품을 보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SNS에 포스팅하듯 편하게 앱에서 바로바로 작품을 만들어 자신의 세게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요. 이 기능 덕분인지 채티는 하루에 2000편 이상의 작품이 새로 등록되고, 이용자들은 월간 평균 30시간 이상을 채티에서 머물러요. 웹툰과 웹소설 시장 평균 월 이용 시간이 10시간인 점과 비교하면 엄청 높은 수치예요.

홈 화면에서 글쓰기 아이콘을 누르면 마이페이지의 작품 탭으로 이동한다. 새로운 작품 쓰기를 누르면 곧바로 새로운 작품을 쓸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홈 화면에서 글쓰기 아이콘을 누르면 마이페이지의 작품 탭으로 이동한다. 새로운 작품 쓰기를 누르면 곧바로 새로운 작품을 쓸 수 있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직접 작품을 쓸 때 지켜야할 유의사항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직접 작품을 쓸 때 지켜야할 유의사항들.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서비스 이용료는 어때요.

유료 콘텐트는 회당 약 200원으로, 다른 플랫폼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유료 콘텐트는 채티가 직접 작가와 계약한 정식 작품만 선별해 제공하기 때문에 작품 수준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 만족도를 점수로 평가한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 웹툰, 웹소설에 더해 채팅형 소설을 제공하니 볼거리가 더 많아요. 또 몰입감을 높여주는 사용자 경험이 만족스럽습니다. 페이지 단위로 넘어가는 기존 웹소설과 달리 독자가 화면을 터치해야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요. 한 문장, 한 문장의 템포를 독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어요. 진짜 채팅창에서처럼 주인공은 항상 오른쪽에 배치하는데, 독자가 마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요. 요즘은 누구나 채팅에 익숙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아쉽게도 부정적인 포인트가 한 가지 있었어요. 독자가 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보니 문제의 소지가 있는 작품이나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여기에 대응하는 채티의 방식이 조금 미흡해요.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조금 더 신속하게 정책을 마련해 건전한 콘텐트 생태계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채티의 웹소설 화면. 왼쪽은 밍밍 작가의 '첫사랑이 죽기 전에' 화면. 1.8억회의 탭, 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오른쪽은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로 조회 18만회, 발생 탭 2942만회가 나왔다. [사진 채티]

채티의 웹소설 화면. 왼쪽은 밍밍 작가의 '첫사랑이 죽기 전에' 화면. 1.8억회의 탭, 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오른쪽은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로 조회 18만회, 발생 탭 2942만회가 나왔다. [사진 채티]

채티의 기획자를 칭찬한다면요.

채티는 10대 독자가 주류여서 유료 콘텐트로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10대는 대부분의 작품을 광고 한 편을 시청하고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한편으론 이런 점 때문에 작가가 집중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10대 사용자를 확보와 작가의 수익구조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응원하기’ 기능을 도입했어요. 독자들이 풍선이란 수단으로 응원하는 작가에게 후원하는 거예요.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열린 만큼 작가들은 독자들을 더 열렬한 팬으로 만들 수 있기도 하고요. 10대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독자와 작가 모두 상생하는 좋은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이더군요.

작가이면서도 다른 작가에게 후원 활동을 열심히 하는 채티 사용자(독자)의 프로필 화면.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작가이면서도 다른 작가에게 후원 활동을 열심히 하는 채티 사용자(독자)의 프로필 화면. [사진 서동원, 채티 캡처]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아직 유료 모델을 적극적으로 윤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특급 작가가 아니라면 수익이 일정치 않아요. 응원하기 기능을 통해 이점을 극복하려 하지만 일회성으로 후원하는 것이라 후원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가와 추가적인 소통 창구를 열어줄 수 있는 작가 정기 구독 모델을 제안하고 싶어요. 작가를 구독하면 연재 작품을 조금 더 빨리 볼 수 있게 한다거나, 댓글을 남겼을 때 하이라이트를 남길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넣어 구독자에게도 메리트를 줄 수 있어야겠죠.

더 잘 이용하는 노하우를 소개해주세요.

채티는 독자였다가도 언제든지 작가로 활동할 수 있어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이야기가 생각나면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어요. 평소 상상하던 이야기가 있다면 채티에서 작가로 활동해 보세요. 혹시 모르죠. ‘제2의 주호민’이 될 수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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