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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사장 내정 김헌동 “강남에 분양가 3억 최고급 아파트 짓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내정되면서 ‘반값 아파트’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19일 중앙일보에 “강남에 분양가 3억원대 30평형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 소유권은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을 주장한다. 월 50만원 안팎의 토지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아파트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분양가에서 제외된다.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등을 주요 공급지로 검토 중이다.

건물만 소유하는 방식이 ‘반쪽 아파트’라는 비판을 받는데 대해 김 본부장은 “실수요가 간절한 시민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고급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아이파크나 타워팰리스 같은, 아니 그것보다 더 좋은 아파트를 지어서 공공주택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자리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각종 공기업이 이전한 부지와 용산 차량기지, 수도권에는 3기 신도시나 주한미군 이전 부지 등 국가 소유 토지에 아직 공공주택을 지을 여력이 많다고 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된 아파트에 대해서도 그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해당 아파트들이 전매제한 기한이 풀린 후 6~7배 수준까지 폭등해 ‘로또 아파트’논란이 일었던 데 대해선 “그 사이 강남의 다른 아파트들은 20~30억이 올랐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남구와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최근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두고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아내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불려온 김 전 본부장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장악한 시의회 역시 호의적이지 않아, 인사청문회도 난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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