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면적 5배 잿더미로… 美 산불 바람타고 동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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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 캘리포니아 지역 17곳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주 동부 산악지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29일 소방관이 처음으로 숨졌다. 지금까지 70만에이커(약 8억6천만평), 서울 면적의 다섯배에 가까운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29일 오후(현지시간) 샌디에이고 동부 줄리언에서 불길을 잡던 소방관들이 갑자기 덮친 화염에 갇혔다. 현장에서 소방관 스티브 러커(38)가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3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29일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시신 3구가 추가로 발견돼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남부 산불로 숨진 사람은 모두 20명으로 늘었다. 멕시코 국경 너머에서 숨진 2명을 포함하면 22명이다.

또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 산불은 시속 1백10㎞의 강풍으로 인해 애로헤드와 빅베어 동북부 산악 리조트 타운으로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이들 산악지역에서 말라죽은 나무들이 강풍에 불타며 60m 이상의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29일 밤 애로헤드 동부 외곽까지 산불이 도달해 모두 3백여채의 고급 주택들이 전소됐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 소방관들도 철수해야 했다.

29일까지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샌디에이고.샌버나디노.시미밸리 등 캘리포니아 남부 10여개 지역에서 발발한 산불은 모두 2천6백여채의 가옥을 태웠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지사는 "1만2천여명의 소방대원들이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현재까지 재산 피해액수는 2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콜로라도주에서도 29일 산불이 발생해 덴버 교외의 주민들에게 소개령이 내려지는 등 미국 서부가 산불로 인한 대재앙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정효식 기자
샌버나디노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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