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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잃어버린 숲 복원, 몽골 사막에 희망을 심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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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최병암 산림청장

최병암 산림청장

 세계적인 생태경제학자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그의 저서 『플랜B 3.0』에서 지구 기후 및 생태 위기 극복을 위한 6가지 대전략을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지구상의 잃어버린 숲을 복원하자는 전략이다.

 원래 지구상의 숲 규모는 전체 육지 면적(약 130억ha)의 약 60∼70% 규모였는데, 인구 증가에 따른 농경지와 목초지의 확대, 사막화와 건조지의 증가, 목재 남벌과 산림전용 등으로 인해 현재 지구상의 숲의 비중은 약 31%(약 40억ha)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마저도 더 줄어들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 지구상의 산림이 연간 약 160억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으므로 만약 지구의 숲 규모를 50% 정도로 늘릴 수만 있다면 연간 약 10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추가적으로 흡수할 수 있고, 산소는 연간 약 200억t 이상을 추가로 생산하게 된다. 또 숲이 생긴 토지의 기후를 습윤하게 만들어 토지생산성이 늘어나며 막대한 양의 생물종을 보전할 수 있고 인간의 거주가능지역도 확대된다.

 그런데 이런 장대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대한민국이 쥐고 있다고 한다면 놀라운 일 아닌가. 이미 레스터 브라운 박사는 이 전략 성공의 실제 사례로 대한민국의 과거 약 30~40년에 걸친 녹화성공 역사를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녹화성공 사례는 이미 열대림 파괴 국가들과 사막화와 건조화가 진행되는 국가들에 모범이 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생태계복원 10년 계획을 수립해 시작했고, UN은 1조 그루 나무 심기 목표를 세우고 각국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그만큼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 숲 복원의 필요성과 절박성이 고조되고 있고, 그 열쇠를 쥐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할과 기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토녹화 성공에 멈추지 않고 일찍부터 세계의 산림복원 문제에 관여해 왔다. 1990년대 중반에 한중수교를 계기로 중국 내몽골 쿠부치 사막에 우리 산림청이 코이카 자금을 가지고 사막화방지 조림에 나서 각고의 노력 끝에 8000ha가 넘는 조림성공지를 만들었다.

 쿠부치 사막 조림의 성공은 황사 최대 피해국인 중국의 대규모적인 조림사업의 문을 열게 했고, 지금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사막 조림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몽골 사막화방지 조림사업은 2000년대 중반에 시작됐다. 2005년 몽골 정부와 함께 몽골의 동서를 잇는 총연장 약 3700km, 약 20만ha의 사막화 방지 그린벨트 조성 계획을 세우고,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1차 조림사업을 실시해 건조지역인 룬솜에 833ha, 사막지역인 달란자드가드에 673ha, 바양작에 1540ha 등 총 3046ha에 달하는 사막·건조지 1단계 녹화사업을 완료했다.

 2단계 사업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울란바토르 시(市) 북부 수흐바타르 구(區)에 약 40ha에 달하는 도시숲 조성을 완료했다. 몽골지역은 중국과 조건이 또 달라 훨씬 춥고 메마르며 바람도 거세다. 이러한 현지기후에 맞는 수종의 선택, 충분한 양묘, 관정 등 지하수 확보, 방풍시설 등 어려움을 극복할 조건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몽골 조림사업 현지를 둘러보니 건조지 룬솜 지역에 심어진 포플러와 비술나무 숲이 제법 울창해지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 사업 초기 심은 나무들은 수고 10m 이상의 수림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막지역에 심은 싹싸울 숲도 활착률이 90% 이상에 이르러 고비사막의 녹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몽골 방문 시에 대한민국과 몽골 양국 정부는 이러한 실제적인 성과를 확인하고 이를 더 확대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합의하는 제3단계 사막화 방지 녹화사업에 합의했다. 이는 이미 얼마 전 양국의 국가원수가 화상으로 진행한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다. 또 앞으로 이 사업을 한·몽 양국 간 공적개발공여(ODA)사업에서 다자간의 국제적인 프로젝트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같이 몽골에서 진행되는 사막화 방지 녹화사업의 성과는, 국토의 73%인 광활한 면적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숲 면적이 국토의 7%에 불과한 몽골 입장에선 대한민국과 같은 국토녹화를 꿈꿀 수 있게 만드는 살아있는 희망이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고비사막으로부터 발원하는 동북아 황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아가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에 직면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증적인 해법이다.

 지금 우리 세대에는 몽골 고비사막으로부터 아직 거친 모래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적어도 다음 세대엔 향긋한 숲 바람이 불어오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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