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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와룡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최근 중국과의 사회체제를 뛰어넘은 활발한 교류로 미뤄볼 때 우리와 중국이라는 나라는 과연 끊을 수 없는 관계인가보다.
호텔신라 옆 장충단 길을 올라가다 국립극장 앞에서 남산순환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1㎞쯤 가다보면 왼편 숲속에 작은 사당이 보인다.
이곳이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을 모신 와룡묘.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평안남도 영유현이라는 마을에 세웠던 것을 전쟁이 끝난 후 선조가 감사의 표시로 이곳에 옮겨왔다.
이후 역대임금들이 제갈공명의 기일이면 관리를 통해 제물을 보내기도 했으나 후기 들어 발길이 거의 끊어졌었다.
현재의 사당은 일제시대 때 불탄 건물을 다시 세운 것으로 제갈공명의 석고상이 모셔져 있다.
인근 와룡암이라는 절의 신도들이 자주 찾아 사당을 관리하고 있다.
사당 옆에는 작은 약수터가 있는데 물맛이 좋은 것은 물론 제갈공명처럼 지혜로워진다는 말이 있어 남산주위 주민들이 이 근처를 찾으면 이곳의 약수만은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교통이 다소 불편한 게 흠이지만 가족과 함께 남산길을 산책하며 이곳에 들러 아이들에게 『삼국지』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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