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이익 60조면 해외 세금만 1조4000억

중앙일보

입력 2021.10.10 18:01

업데이트 2021.10.10 20:38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이 2023년부터 디지털세 명목으로 해외에 세금을 더 내게 된다.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는 글로벌 대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하는 세금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지난 9일 발표한 주요 OECDㆍ주요 20개국(G20) 합의문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연간 기준 연결 매출액이 200억 유로(약 7조원),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대기업은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매출액의 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각 시장 소재국에 납부해야 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지난해 실적 기준, 해외 6000억 세금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으로 추정할 경우 수천억원의 세금이 해외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6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36조원을 기록했다.

디지털세 부과 방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디지털세 부과 방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디지털세 계산식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의 통상이익은 매출액의 10%인 23조7000억원이다. 영업이익에서 통상이익을 뺀 금액(초과이익)은 12조3000억원이다. 이 중 25%에 해당하는 3조원에 대해 각 국가별 매출 비중에 따라 과세권이 분배된다. 한국의 매출 비중은 16%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한국에 약 4900억원, 나머지 2조6000억원에 대한 세금은 해외로 내게 된다. OECD 평균 법인세율(23%)를 적용하면 해외에 내는 세금은 5950억원 수준이다.

정부 “기업의 세 부담 크지 않을 것”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는 이 과정에서 중복 과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 소득공제ㆍ세액 공제 등의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시장 소재국에 납부하는 디지털세를 국내 납부하는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식이다.

우리 정부로선 삼성으로부터 받는 세금은 줄지만 구글ㆍ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으로부터 받는 세금은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이중과세 제거 장치가 마련되면 디지털세가 도입되더라도 기업의 세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해외로 나가는 세금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내년 매출 316조8000억원, 영업이익 62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300조에 영업이익이 60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이다.

“이익률 상향시 해외 납세 비중 커져”

삼성전자 최근 4년 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최근 4년 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글로벌 디지털세 계산식을 대입할 경우, 삼성전자는 초과이익(30조원)의 25%인 7조 5000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이 중 매출 비중(해외 84%)에 따라 해외 납부 대상 금액은 6조 3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OECD 평균 법인세율(23%)을 적용하면 삼성전자가 해외에 내는 세금은 1조4490억원에 달한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늘어난 해외 납부분만큼 국내 납부분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영업이익률이 상향될 경우 초과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해외 납세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디지털세 규제를 받는 국내 기업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적용 대상 기업이 연 매출 100억 유로(14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확대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디지털세는 큰 틀에서만 합의가 됐을 뿐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세부적인 내용과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측도 “향후 영향이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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