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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맞먹는 신재생 설비량, 전기생산량은 원전의 29%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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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발전량의 증가세는 미미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설비 비중은 원자력발전에 육박했지만, 발전량으로 비교하면 원전의 29%에 불과했다.

10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신재생 발전설비 규모는 22.7GW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 설비용량 131.3GW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3%에 육박해 원전 23.3GW(17.7%)와 비슷했다. 설비용량이란 모든 발전설비를 동원해 생산해낼 수 있는 전력 규모를 의미한다.

에너지원별 국내 설비용량·발전량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에너지원별 국내 설비용량·발전량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올해 월평균 약 0.3GW씩 증가했으며 이 추세라면 연내 원전 설비용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원 중 설비용량 비중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은 가스발전으로 전체의 31%인 41.2GW였고, 28%(36.8GW)인 석탄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량으로 따지면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쪼그라든다. 올해 1∼7월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만5742GWh로, 전체 발전량 중 7.7%를 차지한다. 올해 7월까지 국내 발전량은 석탄 33.3%, LNG 30.4%, 원전 26.9%, 재생에너지 7.7% 순이었다.

신재생에너지의 설비 비중(17.3%)과 발전 비중(7.7%)이 차이가 나는 것은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간헐성과 불확실성이라는 근본적인 제약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설비 가운데 태양광은 73%에 달하지만,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발전량은 54%로 차이가 컸다.

태양광은 밤 시간 또는 장마ㆍ흐린 날에 전력 생산에 제한이 생기는 등 전력 공급이 들쑥날쑥하다. 특히 이런 현상은 겨울철에 두드러진다. 지난 겨울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중 태양광발전의 비중은 70% 이상이었지만, 실제 발전 비중은 35%였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계절별 태양광 발전량은 '봄 〉 가을 〉 여름 〉 겨울' 순이다. 반면에 전력 소비량은 '겨울 〉 여름 〉 봄 〉 가을' 순이다. 여름ㆍ겨울에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는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풍력발전 역시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으면 전기 생산량이 급감한다. 풍량이 유동적이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힘들다는 얘기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 신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힘들다는 얘기"라며 "일조량ㆍ기후 등을 감안하면 한국의 신재생 발전량 비중은 15% 정도가 최대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입지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에너지로 꼽히는 연료전지 발전은 설비용량 비중은 3%임에도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10% 이상을 기록했다. 연료전지 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분리하고 이를 산소와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화력발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공해가 적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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