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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감독 “김현수 아들은 LG 복덩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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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7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 3회 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LG 김현수. [연합뉴스]

7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 3회 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LG 김현수. [연합뉴스]

출산 휴가 중 돌아온 LG 트윈스의 베테랑 김현수(33)가 이틀 연속 팀 승리에 앞장섰다.

김현수는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 2번·지명타자로 나서 기선을 제압하는 적시타를 쳤다. 1-0으로 앞선 3회 초 무사 만루에서 KIA 새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로부터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김현수의 활약 덕분에 LG는 8-1로 이겼다. 다만 2위 삼성 라이온즈가 9회 초 김지찬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NC 다이노스를 5-4로 꺾어 LG는 0.5경기 차 3위를 유지했다. 또한 키움 히어로즈를 9-2로 꺾은 선두 KT 위즈와 승차(3.5경기)도 그대로였다.

김현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도 3년째 주장을 맡기로 했다. ‘예비 FA’는 대부분 주장 자리를 기피한다. 개인 성적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기라서 그렇다. 김현수는 신임 류지현 LG 감독의 권유를 뿌리치지 않고, 만만치 않은 부담을 다시 떠안았다. 27년 만의 LG 우승에 전력을 쏟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첫아들을 얻는 경사에도 팀을 걱정했다. 김현수 부부는 당초 수술을 통한 7일 출산을 계획했다. 팀 경기 일정에 최대한 지장 없는 날짜를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진통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찾아왔다. 결국 예정일보다 사흘 빠른 지난 4일 아이를 품에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9시즌 경조사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선수들은 자녀 출생 시 출산 휴가(5일)를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선수가 이 제도를 통해 가족과 값진 시간을 함께했다. 김현수는 그 권리를 자진해서 포기했다. 출산 다음 날 경기(5일)만 결장하고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왔다.

이유가 있다. LG는 6일 SSG와 더블헤더를 치렀다. KT를 추격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삼성과 엎치락뒤치락 2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었다. 중요할 때 하루 두 경기를 치르는데, 간판타자 김현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게 뻔했다.

LG 구단이 김현수에게 “휴가를 가지 말고 계속 경기에 나와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현수는 결국 스스로 결단했다. 남은 출산 휴가 나흘을 신청하지 않고 잠실로 돌아와 더블헤더 두 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김현수는 LG가 4-1로 승리한 1차전에서 1-1 균형을 깬 역전 결승포(시즌 15호)를 기록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김현수의 득남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하면서 “김현수의 아들이 LG의 승리를 부르는 복덩이인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김현수는 득남 후 3경기에서 11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으로 좋은 모습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LG는 지금 위태롭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부상을 털고 6일 복귀해 2이닝을 소화했지만, 아직 100%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우승을 노리고 야심 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는 퓨처스(2군) 리그에서도 감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장 김현수는 LG의 투지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다. 잠실 라이벌팀 두산 베어스에서 전성기 10년을 보낸 김현수는 4년 몸담은 LG 타선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이제 김현수가 없는 LG 타선은 상상하기 어렵다. 벌써 “시즌 종료 후 LG가 FA 장기 계약을 통해 김현수를 은퇴할 때까지 붙잡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LG에서 김현수는 우승을 간절하게 꿈꾼다. 올가을 LG의 대권 도전에 그는 누구보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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