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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영업이익률 54% 실화냐…'슈링크'로 해외까지 주름잡는 기업

중앙일보

입력 2021.10.02 07:00

증시가 하 수상한 요즘, 왠지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업에 끌리는 데요. 지난번 레터의 SK리츠가 그랬고, 오늘 볼 이 기업도 여러 가지 면에서(사업영역과 재무구조, 무엇보다 영업이익률) 안정성이 돋보입니다. 구독자 toom***@naver.com님이 게시판에 제안하신 종목, 클래시스입니다.

 클래시스가 판매하는 장비들. 슈링크 말고도 여러가지 합니다. 클래시스 홈페이지

클래시스가 판매하는 장비들. 슈링크 말고도 여러가지 합니다. 클래시스 홈페이지

영업이익률 54%(올 2분기 기준). 100원을 팔면 원가와 판관비 등 빼고도 54원이나 남는다는 이 기업. 도대체 뭘 팔기에?

클래시스는 주로 병의원(피부과·성형외과)용 피부의료기기를 개발·생산·판매합니다. 주력은 고강도 집속초음파 기술 기반 리프팅 장비인 ‘슈링크’(늘어진 피부를 확 당겨줄 것 같은 작명!). 원래 초음파 리프팅 기기는 독일 멀츠의 울쎄라가 꽉 잡고 있었는데요. 2012년 처음 나온(당시 제품명 울트라포머) 슈링크는 시술비용을 울쎄라의 5분의 1로 확 낮추면서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제 국내에선 보편화된 장비.

클래시스 영업이익률은 2분기 기준 54%이다. 자료 클래시스

클래시스 영업이익률은 2분기 기준 54%이다. 자료 클래시스

좁은 국내시장에 머물 순 없죠. 이미 60여 개국 진출. 해외 매출 비중 67%(상반기 기준)인 수출기업입니다. 해외에선 브라질이 가장 큰 시장(매출의 10%)이고 러시아·일본·호주·중동 수출도 성장세죠. 국내와 달리 해외는 아직 슈링크 도입 초기 단계라 성장 스토리 빵빵.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지난해 760억원)입니다.

 해외에서의 슈링크 인기는 구글 검색량으로 확인된다. 원조인 울쎄라(빨간색) 를 위협하는 슈링크(해외 제품명 울트라포머, 파란색). 자료 구글 트렌드

해외에서의 슈링크 인기는 구글 검색량으로 확인된다. 원조인 울쎄라(빨간색) 를 위협하는 슈링크(해외 제품명 울트라포머, 파란색). 자료 구글 트렌드

클래시스 영업이익률이 처음부터 그렇게 높았던 건 아닙니다. 3년 전만 해도 30%대였죠. 하지만 슈링크 장비가 많이 팔리자 덩달아 카트리지(소모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쭉쭉 상승했습니다.

슈링크는 보통 한 번에 얼굴에 300샷을 맞는데, 카트리지 하나에 1만2000샷(국내용 기준)을 시술합니다. 40번을 시술하면 교체해야 하죠. 장비와 카트리지, 어느 게 더 많이 남는 장사일까요. 당연히 카트리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장비는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 비율)이 30%, 카트리지는 10% 정도로 봅니다.

 슈링크 카트리지들. 카트리지도 종류마다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클래시스 홈페이지

슈링크 카트리지들. 카트리지도 종류마다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클래시스 홈페이지

마치 프린터 업체가 프린터 본체보다는 잉크나 토너 같은 소모품 팔아서 돈 버는 것과 비슷한데요. 국내엔 이미 슈링크 장비가 쫙 깔렸고, 해외에선 장비 보급률이 쑥쑥 커가고 있으니 이런 고마진 구조는 앞으로 쭉 이어질 겁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죠. 슈링크 시술이 인기라고 해도, 유행 타는 거 아닌가? 잠깐 반짝하고 말면 어떡해?

그런데 리프팅 시술이라는 게 한번 하면 계속하게 된다고 합니다. 추가하면 추가했지, 끊을 순 없게 된다는군요. 동시에 젊어 보이고 싶은 건 남녀 불문 인간의 본능. 그래서 미용시술 시장은 경기도 잘 안 타고 꾸준히 (고령화가 될수록 더욱)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당기면 젊어보이겠지? 셔터스톡

이렇게 당기면 젊어보이겠지? 셔터스톡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성형외과 의사 수가 많은 브라질 시장에서 고속성장 중이라는 것도 포인트. 만약 브라질에서 슈링크가 한국만큼 보편화된다면? 브라질 매출이 한국을 추월하게 될 듯?

무엇보다 신제품 출시가 예고돼있습니다. 하나는 ‘슈링크 유니버스’. 기존 슈링크의 업그레이드판인데요. 올해 안에 국내 판매에 들어갑니다. 슈링크 장비는 보통 5년마다 교체 주기가 돌아오거든요.

또 다른 신제품 ‘볼뉴머’는 내년 국내 출시 예정. 고주파기술 기반의 리프팅 장비는 처음 내놓는 건데요. 미국 기업 솔타메디칼의 ‘써마지’와 비슷한 기술이라고 합니다. 클래시스 IR팀은 “가성비로 어필하겠다”며 써마지보다 시술비용이 저렴할 것임을 예고하네요. 가격을 무기로 볼뉴머도 슈링크처럼 히트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성장을 위한 생산시설은 이미 확보해뒀습니다. 이미 1공장을 증설했고, 또다시 추가 증설 중이죠. 상당히 보수적인 경영(무차입 경영, 부채비율 12%)을 하는 클래시스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피부과 시술 이미지. 셔터스톡

피부과 시술 이미지. 셔터스톡

괜찮은 기업인 건 알겠는데, 주식 투자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죠. 바로 유통 주식수가 너무 적다는 점입니다.

클래시스 지분구조를 보면 최대주주(피부과 의사 출신인 정성재 대표)가 51%, 특수관계인(부인과 자녀들)이 2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가족이 1조원 정도 들고 있는 것. 참고로 정성재 대표 자녀들은 미성년 주식부자 1위에 랭크. 완전 다이아몬드 수저..). 전체 주식의 4분의 3이 사실상 묶여 있죠. 그나마 지난 2월 일부(11%포인트)를 기관 투자자에 블록딜로 넘기면서(유통물량 늘리려고) 최대주주 일가 지분율을 낮춘 게 이 정도. 유통주식수가 너무 적으면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기란 어렵죠.

올해 들어 주가가 32% 오르면서 PER은 29배(2021년 예상 순이익 기준)에 달합니다.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죠. 동시에 사업 모델이 흡사한 이스라엘 인모드(나스닥 상장, PER 45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싸다는 평가도 있군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2차전지처럼 급등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커나갈 산업을 찾는다면

이 기사는 10월 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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