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뜰폰으로 200만 갈아탔다…"비싼 5G 요금 싫어서"

중앙일보

입력 2021.09.30 18:13

업데이트 2021.09.30 19:35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있는 알뜰폰 판매점에서 직원들이 핸드폰 진열대를 소독 및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있는 알뜰폰 판매점에서 직원들이 핸드폰 진열대를 소독 및 정리하고 있다. [뉴스1]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소비자가 최근 3년간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세대(5G) 통신 도입 이후 이통 3사가 적용하는 고가 요금제, 서비스 속도에 실망한 고객들이 알뜰폰으로 넘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달 9만 건 이통사→알뜰폰으로 이동 

30일 김상희 국회부의장(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과학기술방송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2019년 42만8000여 건, 2020년 72만4000여 건, 올해는 8월까지 74만1000여 건으로 총 189만3000여 건이었다. 매달 평균 9만 건 이상 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26만3000건을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최근 자급제폰(공기계를 직접 산 후에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하는 방식) 구매 후 알뜰폰에 가입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어 번호이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이통사에서 다른 이통사로 이동하는 경우는 2019년 420만여 건에서 지난해 361만 건, 올해는 171만 건(8월 기준)으로 급감했다. 예컨대 SKT 가입자가 KT로 갈아타는 사례가 줄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회귀’한 건수도 2019년 70만 건에서 올해는 27만 건에 그쳤다.

“속도 느리고, 요금 비싸…5G 불만 때문”  

이 같은 ‘통신 3사 엑소더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고 풀이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5G 소비자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9%가 “5G의 체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요금제에 대한 불만도 한몫한다. 지나치게 고가인 데다 중간구간 요금제가 없어서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의 5G 요금제 평균 요금은 월 6만9000원, 알뜰폰은 월 1만5000~2만원이었다. 국내 5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26GB인데, 이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공 용량이 10GB대인 요금제 다음에 중간구간 없이 바로 100GB 이상으로 넘어간다. 통신 3사의 요금제 구성이 서로 비슷해 소비자로선 대부분 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통3사→알뜰폰 번호이동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통3사→알뜰폰 번호이동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통신 자회사 알뜰폰업체 지원금 과도해” 

알뜰폰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이통 3사의 자회사가 마케팅 차원으로 지급하는 경품이나 지원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네이버 포인트 3만원·커블 체어·지니뮤직 6개월·왓챠 3개월 이용권 등을 가입자에게 제공했다. 건당 12만9600원의 자체 지원금을 준 사례도 있다. 월 2만~3만원 요금제에 가입한다고 할 때 알뜰폰 회사가 6개월 치 요금을 대신 내주는 셈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르면 모든 이용자에게 빠짐없이 제공되는 경품은 ‘지원금’에 포함되며, 이 금액은 공시지원금의 15%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러면서 알뜰폰 업계에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이통 3사 자회사 5곳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47~4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52~53%를 놓고 30여 개 독립 알뜰폰 업체가 경쟁하는 격이다.

김상희 부의장은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라도 이통 3사의 독과점 구조가 깨지고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또 알뜰폰이 활성화한 만큼 과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상생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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