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주일 21안타 전준우 “동전 넣고 야구 게임하냐고 묻더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전준우

전준우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35)가 KBO리그 역사상 가장 뜨거운 일주일을 보냈다.

지난주(20~26일) 더블헤더를 포함해 7경기에서 전준우가 때려낸 안타는 총 21개다. 경기당 평균 3개.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2018년 작성했던 종전 주간 최다 안타(19개) 기록을 경신했다. 3안타와 4안타를 때린 경기가 각각 두 차례이었다. 25일 키움전에선 5안타를 몰아치기도 했다.

지난주 전준우는 안타뿐 아니라 타율(0.618), 타점(15개), 루타(29개) 1위를 휩쓸었다. 그는 “얼떨떨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며 “25일 경기가 끝난 뒤 신기록이란 얘기를 전해 들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분 좋다”며 웃었다.

전준우의 안타 행진을 동료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전준우는 “우스갯소리로 ‘(야구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돈은 넣고 치냐’고 묻는 선수들도 있었다. 황재균을 비롯해 다른 팀에서 (축하) 연락해온 선수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불꽃 같은 일주일을 보낸 전준우는 최다 안타 타이틀과 가까워졌다. 안타 공동 5위(128개)에서 단독 1위(149개)로 점프했다. 9월 19일까지 KT 위즈 강백호(당시 143개)에 15개 뒤졌으나 일주일 만에 역전했다.

2018년 최다안타 타이틀(190개)을 차지한 적 있는 전준우는 “얼마 전까지 (타이틀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주 활약 덕분에 다시 기회가 왔다. 경쟁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그의 타율도 0.309(8위)에서 0.333(공동 3위)으로 상승했다. 공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득점권 타율(0.437) 부문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는 “득점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이 쌓였다.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건강함과 꾸준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롯데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2011년과 2013년, 2018년에도 전 경기에 나섰다. 그는 “프로 선수라면 몸이 허락하는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말, 4년 총액 34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뒤에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전준우는 “FA 계약을 해도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오로지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 예전보다 더 연구하고, 훈련한다”고 덧붙였다.

장타력 감소는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2017년 이후 18개-33개-22개-26개의 홈런을 기록한 그가 올 시즌엔 홈런을 7개만 때렸다. 전준우는 “많이 아쉽다. 지난해 타율이 0.279로 떨어져 정확성 향상에 포커스를 두고 훈련했다. 나도 모르게 타격 포인트가 뒤에 형성되면서 홈런이 줄어든 것 같다”며 “한 가지(정확성)를 얻고 다른 한 가지(장타력)를 잃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며 의욕을 다졌다.

전준우는 올해 롯데 주장을 맡고 있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민병헌(34)으로부터 완장을 넘겨받았다. 그는 “병헌이가 (뇌동맥류 치료를 위해) 일찍 은퇴해 안타깝다. 친한 후배였다. 새로운 삶을 응원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롯데의 5강 희망이 아직 남아 있다. 끝까지 완주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