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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이어 이번엔 '오징어 게임'…정치권 잇따른 '끼워맞추기'

중앙일보

입력

원희룡 전 제주지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원희룡 전 제주지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쳐]

"'오징어 게임'을 보고 나니 평등한 룰을 말하며 자신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위선자의 모습이 정부·여당 인사들과 똑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정치권에도 상륙했다. 추석 연휴를 거치며 문화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자,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경선에 뛰어든 원 전 지사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이들에게 희망 고문 게임을 한 결과는 다수의 죽음과 단 한 명의 대박이었다"며 "자신들은 다주택과 수십억 재산을 가지고, 국민에게는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게 악을 쓰고 막으며 그게 평등이고 공정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들"이라고 여권을 꼬집었다.

77개국에서 넷플릭스 1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화천대유 사태에서도 '오징어 게임'이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의 이낙연 후보 측 김영웅 대변인은 23일 라디오 방송에서 "'오징어 게임' 못지않게 추석에 화제가 됐던 화천대유는 이보다 두 배나 더 많은 1100여억의 수익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오징어 게임'보다 더 유명해진 불공정, 불로소득, 이 대장동 개발사업 때문에 호남권 경선 판세가 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호남권 경선에서 이 후보 측은 25일 광주·전남 경선에서는 1위를 하며 경선 레이스에서 첫 1위를 차지했지만, 이튿날 전북 경선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예고편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예고편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한편 입사 7년 만에 퇴직금 50억원을 받아 비난이 일고 있는 곽상도 국회의원(무소속)의 아들 곽모씨도 26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뿐"이라며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설계의 문제냐,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냐"라고 항변했다.

앞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는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해 대선 공약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이 드라마 포스터를 활용해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허경영 득표율 50% 이상 당선 시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억원+매월 150만원 지급’이라고 적었다. 그는 26일에도 '오징어 게임'에서 휴대전화번호가 유출돼 힘들어하는 자영업자 A씨와 관련해 '1억원에 전화번호를 사겠다'고 공개 제안해 화제가 됐다.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허경영 명예대표 페이스북 캡처]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허경영 명예대표 페이스북 캡처]

정치권에서 유명 문화 콘텐트를 정쟁 소재로 가져다 쓰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해당 콘텐트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전달력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기생충'이 대표적. 야당에서는 “가족의 집단적 일탈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직을 차지한 조국 일가야말로 ‘기생충 가족의 실사판’이 아닐 수 없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OTT 콘텐트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26일 현재 미국 외에도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자메이카, 쿠웨이트 등 77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24일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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