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구원, ‘부산 고용의 질적 변화’ 보고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부산 노동자의 임금이 전국 평균보다 더 하락하고 상용직(정규직) 비중도 더 감소하는 등 고용과 임금의 질적 수준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산하 부산연구원 경제 동향분석센터는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이후 고용의 질적 변화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임금수준을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상반기 부산 노동자의 평균임금(3개월 평균)은 249만6000원으로, 2019년 상반기 249만8000원에 비해 2000원(-0.1%)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전국의 평균임금은 273만7000원으로 2019년 상반기(266만5000원)보다 7만2000원(2.7%) 증가했다. 전국 평균임금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2000원(0.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과 부산의 평균임금 격차는 24만1000원이다.
부산 임금은 지난해 하반기 더 하락했다. 상반기 249만6000원에서 하반기 241만8000원으로 7만8000원(3.1%)이 줄었다. 이와 달리 전국은 지난해 상반기 273만7000원에서 하반기 266만7000원으로 7만원(2.5%) 하락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전국과 부산의 임금 격차는 24만9000원으로 상반기보다 더 벌어졌다.
부산, 임금하락으로 전국과 임금 격차 확대
부산의 임금수준 하락은 근로시간 단축과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임시직 증가가 주요요인이라고 부산연구원은 밝혔다. 부산의 지난해 상반기 주당 근로시간은 2019년 상반기 41.3시간에 비해 3.4시간(8.2%) 감소한 37.8시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2019년 하반기 40.5시간에 비해 3% 감소한 39.3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보다 감소율이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하자 지역 기업이 위기극복을 위해 초과근로시간 단축과 무급 일시휴직 등으로 비용 절감을 시도한 결과다. 부산은 2020년 일시휴직자가 전년 대비 3만3000명(133.2%) 증가했고, 상용직의 초과 근로시간이 전년 대비 16.7% 감소하면서 초과 급여도 10.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또 2020년 하반기 상용직 비중이 68.2%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했고, 임시직은 23.8%로 1.6%포인트 상승했다.
부산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부산의 임금과 고용의 충격이 전국보다 더 큰 것은 지역의 취약한 산업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영세성과 저부가가치, 전통 제조업 중심, 지식기반 서비스업 부진 등으로 인해 경제위기 대응력이 전국보다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부산은 상용직 줄고 임시직도 늘어
부산 고용의 질 악화는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고향 동향’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8월 부산의 취업자는 169만1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4만6000명이 늘었다. 이를 근무 시간대별로 보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4만6000명이 증가했고,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만9000명 감소했다. 또 지난 8월 상용직은 2만명 줄고, 임시근로자는 2만6000명 늘어났다. 부산에서 상용직 또는 전일제 근무자가 줄고, 단기 공공일자리와 아르바이트 등 임시 일자리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상엽 부산연구원 경제 동향 분석위원은 부산지역 고용의 질적 개선을 위해 산업구조 고도화, 주력 제조업의 다각화, 양질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산·학 연계 강화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